"이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 (Winning takes care of everything)"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앞세운 나이키의 이런 광고 카피가 ‘승리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내몰렸다. 한때 전 세계 스포츠 광고업계를 선도할 정도로 인기 폭발이었던 나이키 광고가 이제는 그 신선한 매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각) "우즈가 이번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규정을 어기고도, 경미한 처벌을 받는 데 그치면서 나이키 광고에 대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며 "나이키 광고가 더는 쿨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논란거리가 된 광고 문구 '이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우즈가 그동안 자신의 시합 성적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마다 입버릇처럼 해온 말. 그는 이번 마스터스 대회 2라운드에서 공을 드롭해서 치는 위치를 속이고, 그렇게 해서 나온 부정 점수를 기입한 스코어 카드에 서명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물의를 빚었다. '심판 없는 신사의 스포츠'로 알려진 골프에서 속임수를 쓴 것에 대해 "성적만 좋으면 방법은 아무래도 상관 없단 말인가"라는 비난이 광고 문구로도 불똥이 튄 것이다.

오리건대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하는 폴 스반가르트는 "나이키는 그동안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짧고 단호한 문구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 스타 선정에 실패하면서 광고에 혼란을 겪는 중"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빚은 나이키의 타이거 우즈 광고

실제로 나이키 광고 모델들은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 가운데서도 유독 사건ㆍ사고에 연루되는 경우가 잦다. '나이키 광고의 저주'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지난 2월에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여자 친구를 총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나이키가 썼던 피스토리우스 광고 문구는 '나는 탄창 속의 총알(I am the bullet in the chamber)'이었다. 작년엔 '인간 승리의 표상'이던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의 약물 복용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고, 2007년에는 유명 미식축구선수 마이클 빅이 불법 투견도박 등의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나이키가 의욕적으로 선전했던 스타들이다. 이번에 논란을 일으킨 우즈는 지난 2009년에는 불륜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다.

기업 전문 컨설턴트인 앨런 애덤슨은 "나이키가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유행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예전 광고에서 보여주던 나이키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채 다른 브랜드들을 압도할 방법만 궁리 중"이라고 꼬집었다.

세계 최대 광고 대행사 WPP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해 광고비로 전 세계에서 총 1억1570만달러(약 1300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20.2%나 늘어난 규모. 중소 스포츠 브랜드들이 섭외하기 어려운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끌어오는 데 더 많은 돈을 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나이키가 마케팅 전략을 인물 중심에서 제품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실수한 것일 뿐이라고 반론을 펼쳤다.

경영관리·마케팅 대행사인 옥타곤퍼스트콜의 데이비드 슈왑 대표이사는 "나이키가 TV나 지면 광고 시장에서는 영향력이 떨어졌지만, 인터넷 세대 등 젊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최근 나이키가 내놓은 플라이니트, 퓨얼밴드 등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열광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나이키의 지난 회계연도 3분기(2012년 12월~2013년 2월) 순익은 2년 만에 처음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