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이 유럽에 성장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8일 보도했다. 루 장관은 8~9일(현지시각) 유럽에서 고위 정책 입안자들을 만나기 위해 7일 미국에서 출국했다.

한 미국 관료는 "유럽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한도에서 루 장관은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의 성장을 되살리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특히 독일처럼 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가들이 소비자들과 기업 지출을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럽은 여전히 '제로 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부에 몸담았던 에드윈 트루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루 장관이 유럽이 지난 3년간 제대로 위기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예리한 질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지난달 재무장관으로 공식 취임한 뒤 처음 유럽 핵심 관료들을 만나는 루 장관이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무언가를 요구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전임인 티모시 가이트너 전 장관에 비해 국제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루 장관이 이달 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를 앞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극에 달했던 지난 3년간 유럽이 미국의 충고를 크게 귀담아 듣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다.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유럽에서 약한 수요와 치솟는 실업률을 보고 있다"며 "(독일 등) 무역 흑자를 내는 국가들은 이를 다른 국가에 분배해 줄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루 장관은 8일에는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올리 렌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 미셸 바르니에 역내 시장·서비스 집행위원 등을 만난다. 그 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회동할 예정이다. 9일에는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및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과 만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