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는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2015년부터 성폭력, 학교 폭력 등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전국 '범죄 지도(地圖)'를 만들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범죄 지도는 예를 들어 성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빨간색, 그 다음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분홍색으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지역별 범죄 지도를 만들어 공개하면 주민들은 자기가 사는 지역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된다. 이사 가려는 사람들이 주거 지역을 선택하는 중요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 범죄 줄이기 경쟁을 유도하는 효과도 거두게 된다. 일본 도쿄 경시청은 2003년, 영국 런던 경찰국은 2008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 범죄 유형과 범죄율을 담은 범죄 지도를 올리고 있다.

반면에 범죄 지도를 공개해 어떤 지역이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우범 지역으로 분류되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집값은 떨어지고, 학부모들이 자녀를 그곳 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범죄 정보의 정확성을 의심하고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경찰이 범죄 통계를 독자적으로 작성해 발표하지만 미국은 사법통계국이라는 기관이 경찰이 보고한 자료를 토대로 통계를 분석·정리한다. 경찰 자료가 정확한지 여부도 연방수사국(FBI) 전담 팀 40여명이 3년마다 감사한다. 영국은 내무부가 경찰로부터 범죄 자료를 보고받아 통계청에 넘기면 통계청이 분석·발표하고 경찰 감사청과 감사원이 경찰 자료가 객관적인지, 내무부가 중요 정보를 빠짐없이 통계청에 넘겼는지 점검한다.

범죄 지도 공개는 공개로 인한 효과와 부작용을 잘 따져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공개를 하더라도 범죄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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