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 사는 임모(45)씨는 작년 12월 돈을 빌려 간 지인이 사라지자 흥신소를 찾았다. 흥신소 운영자 양모(31)씨와 임씨는 도망간 채무자의 내연녀 A씨를 만나, A씨의 스마트폰에 '도청 앱'(일명 스파이폰)을 설치했다. A씨는 문자를 확인하겠다는 양씨가 앱을 설치했는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임씨와 양씨는 이렇게 설치한 앱으로 71일 동안 1777건의 통화를 도청했다.
경찰청은 4일 통화 도청은 물론 문자메시지 확인과 위치추적까지 가능한 스마트폰 도청앱을 판매해온 최모(39)씨를 구속하고 도청앱을 사용한 임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도청앱을 판매하고 이용한 일당이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작년 12월 중국 산둥성의 범죄조직으로부터 도청앱을 구입해 5명에게 판매하고 390만원을 챙겼다. 최씨는 중국에 콜센터를 만들고, 일본 서버를 이용해 '스파이폰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관리서버는 미국에 뒀다. 의뢰자 5명은 월 30만원을 내고 도청앱을 이용했다. 도청을 하려면 그 앱을 상대방의 스마트폰에 설치해야 하는데, 문자메시지 다운로드 링크나 QR코드로 손쉽게 설치가 가능했다.
도청앱이 깔린 스마트폰 사용자가 전화통화를 하면 그 내용이 음성파일로 녹음돼 2~3분 안에 앱 구입자에게 메일로 전달된다. 피해자가 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도 메일을 통해 자동으로 전달되고, 도청앱 구입자가 문자메시지로 명령어를 쳐넣으면 피해자의 위치정보와 주변 소리가 녹음돼 제공된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돌아다니는 스마트폰용 해킹·도청앱은 수백여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