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

눈을 뚫고 피어나는 봄의 전령사인 노란 복수초가 서울에 봄을 데리고 오던 지난 2월, 전남 고흥 거금도에서 금년도 첫 나무 심기가 시작되었다. 올해 나무 심는 시기는 예년보다 1주일가량 앞당겨졌는데 이는 지구온난화 등 영향으로 생물의 생체 리듬이 빨라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제주도와 남부 해안은 2월 하순, 강원도는 3월 중순부터 나무 심기가 가능해서 지금은 전국 어디든 나무를 심어도 되는 시기이다.

나무 심는 기간에 정성껏 심은 나무를 소중히 잘 가꾸면 숲이 만들어지고, 그 숲은 우리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 숲은 목재, 식·약용식물 같은 임산물을 생산하는 경제적 기능을 할 뿐 아니라,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아름다운 경치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환경 서비스도 제공한다. 토사 유출과 산사태를 줄여주는 재해 예방 기능을 발휘해 국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토를 보전하는 것 역시 숲의 역할이다.

특히 오늘날 숲은 피톤치드·음이온 같은 환경 요소에 문학·예술·교육이 결합한 산림 치유 서비스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이 이런 방식으로 제공하는 공익적 가치는 1년 동안 약 110조원이며 국민 한 사람당 얻는 산림 복지 혜택은 연간 216만원 정도이다.

복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요구나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산림 휴양 수요는 매년 증가해왔다. 산림을 여가 및 국민 건강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 진행된 치산녹화(治山綠化) 성과는 단순히 숲 조성에만 그치지 않고 산림 서비스를 통한 국민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증진으로 돌아올 때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최근 국가 복지 시스템의 일환으로 산림의 서비스 기능에 대한 '산림 복지' 패러다임이 모색되고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을 기반으로 문화, 휴양, 교육 및 치유 등의 산림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복리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산림청은 산림 복지 체계, 즉 'G7(Green Welfare 7 Project)'을 구축한 바 있다. G7의 핵심은 인간의 생애를 7단계로 구분해 탄생기, 유아기, 아동·청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 회년기 생애 주기별로 산림 문화, 휴양, 교육 및 치유 등의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산림 복지 발전을 위해 민간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연간 산림 휴양일 및 1인당 최소 생활권 녹지 면적 등과 같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국민이 양질의 산림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도시화 비율이 90%를 넘어가는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이 숲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제 전 국민이 숲의 가치를 인식하고 나아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이다. 전 국민이 산림 복지의 수혜자가 될 수 있지만, 이는 산림 복지의 기반인 숲 가꾸기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실현되기 어렵다. 지속적인 나무 가꾸기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식목은 단순히 나무를 심어보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계속 관심을 갖고 살핀다는 데 뜻이 있음을 되새기며 식목(植木) 기간을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