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중심부의 고급 주택가(街)가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마을처럼 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외국인 부호들이 투자나 별장용으로 고급 주택을 사들이면서 평소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알려진 런던 나이츠브리지 지하철역 인근의 '원 하이드 파크'는 밤이 되면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인다. 전체 아파트 80여채 중 76채는 소유주가 있지만 저녁에 불이 켜진 집을 찾을 수 없다. 펜트하우스가 2억1400만달러(약 2400억원)에 팔린 이 초호화 아파트 소유주에는 익명으로 주택을 산 러시아 부동산 거물, 우크라이나 최고 부자, 카자흐스탄의 억만장자 등 외국 부호가 다수 포함돼 있다고 베니티페어가 보도했다. 집값이 750만~7500만달러(84억~840억원)에 달하는 고급 주거지역 벨그라비아의 주택 소유주도 37% 이상이 외국인이다. 밤이 되면 이곳 주택의 절반가량은 불이 꺼져 있고 집을 드나드는 사람을 보기 드물다고 부동산 중개업자는 전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유로존 위기로 런던 고급 주택이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