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聲優) 김현심(여·34)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11시 자신이 출연한 케이블 방송 '채널 뷰'의 '진짜 사랑' 제2화 '나는 다시 사랑하고 싶다'란 프로그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진짜 사랑'은 꾸며낸 이야기를 실제인 것처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재구성해서 보여주는 '재연 다큐멘터리'다.
이 프로그램에서 김씨는 아버지의 외도로 남자에게 혐오감을 가진 한 성우가 첫사랑에 실패한 뒤 조울증에 빠지고, 술에 취해 여러 남자를 만나지만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못해 방황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대본대로 재연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방송 마지막 부분에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김현심님의 실제 사연을 재구성했습니다"란 자막이 나왔다. 김씨의 실명을 쓴 데다 거주지까지 밝혔다.
'재연 다큐'는 처음이었던 김씨는 출연 전 '시청자들이 자칫 허구와 실재를 혼동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작진은 "실제 사연 주인공은 따로 있고,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 제보자가 사는 지역과 이름, 인터뷰 영상이 방송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며 김씨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제작진은 프로그램 홍보 블로그에 "제2화에는 실제 사연의 주인공이 출연한다"고 홍보했고, 김씨의 실제 스토리인 것처럼 방송해 버렸다. 꾸며낸 얘기였기 때문에 제작진이 약속했던 제보자 인터뷰도 없었다.
방송사의 꼼수 탓에 김씨는 졸지에 중증 조울증 환자에다 빈번하게 술을 마시고 여러 남자와 교제하는 '사생활 문제녀'가 됐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김씨는 3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프로그램 제작진 6명과 방송사 티캐스트를 상대로 8000만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는 동시에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