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 6관. 오후 9시 40분에 시작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9시 30분에 상영관에 입장했다. 9시 33분부터 39분까지 15건의 광고가 상영됐다. 9시 40분이 지나서도 광고는 계속됐고, 9시 50분이 돼서야 영화가 시작됐다. 비상구 대피 안내를 빼면 티켓에 명시된 영화 시작 시각 이후 10분간 나온 광고는 20건. 이 중 롯데 계열사의 뮤지컬과 신용카드 광고도 각각 한 건씩 있었다.
멀티플렉스 극장의 매표소와 영화표에 명시한 영화 시작 시각과 실제의 그것이 다르다. 광고 때문이다. 2일 오후 5~10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 5·6관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 M2·3관 ▲영등포구 CGV 영등포점 스타리움관과 9관 등 3개 극장 6개 상영관에서 영화 상영 시각 10분 전부터 광고 시간과 건수를 셌다. 모든 상영관에서 영화 시작 시각에서 10분이 지났을 때 영화를 틀어줬고, 이 10분 동안 20~26건의 광고가 나왔다〈표 참조〉. 특수관이라 표값이 각각 1만6000원('지.아이.조 2' 3D기준)과 9000원인 M2관과 스타리움관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에 대해 SNS와 영화 관련 온라인 게시판에 나타난 관객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왜 내 돈 1만원을 내고 극장에 돈 벌어다 주는 광고까지 봐야 하나."(leeh*****) "TV는 채널이라도 돌릴 수 있지, 영화관에서 눈과 귀를 막을 수도 없다."(mosq***)
1998년 처음으로 멀티플렉스 극장(광진구 CGV 테크노마트점)을 만든 CGV 측은 "개관 직후 상영 시각에 늦는 관객들의 요구로 영화 예고편과 광고 몇 편을 틀기 시작했다"고 했다.
최근엔 관객들의 항의 때문에 극장 입구나 영화표, 예매 사이트에 '예고편 상영 등으로 인해 영화가 10분 늦게 시작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까지 붙여놓았다. 하지만 언제 광고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할지 모르는 관객의 입장에서 무작정 10분씩 늦게 들어갈 수도 없다.
그렇다면 왜 극장에선 9시 10분에 틀 영화의 시작 시각을 9시라고 하는 걸까? CGV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는 모두 "광고주들이 관객들이 자리에 앉아 있는 영화 시작 시각 이후에 광고를 내려고 하기 때문에 이 시간대 광고는 더 비싸다"고 했다. 실제로 극장에서 광고를 살펴보니 상영 시각 전에는 공익광고나 아이돌 가수 음반 발매 광고 등이 나오고, 시작 시각 후에는 통신·자동차·신용카드 광고 등이 주로 나왔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극장의 광고 수익은 영화표값의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