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려는 우리측 근로자들에게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북은 우리측 개성공단 관계자들이 개성공단을 나와 남측으로 돌아가는 것만 허용했다.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북한 중앙특구지도개발총국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없이 차단·폐쇄해버릴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북한이 말하는 '우리의 존엄'은 김일성·정일·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씨 왕조 3대를 가리킨다.

통일부는 이날 개성공단은 정상적으로 가동됐다고 밝혔다. 우리측 근로자 400여명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 업무 교대를 할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이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자 서울로 돌아오려던 근로자 대부분이 남아서 대신 근무했다고 한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우리측 828명이 체류하고 있다.

2004년 문을 연 개성공단은 그간 남북관계의 부침(浮沈)에도 정상 가동돼 왔다. 정부는 세 차례의 북한 핵실험,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爆沈), 그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개성공단의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을 철수시키지 않았다.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 남북관계 자체가 되돌리기 힘든 국면으로 후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개성공단을 '남북 경협의 성공 모델'로 만들어 북한에 남북 대결이 아니라 남북 협력이 북한의 이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實感)하도록 만들어야겠다는 판단이 우리 정부로 하여금 어떤 상황에서도 개성공단을 계속 유지하도록 했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는 5만3000여명이고, 이들의 가족까지 합하면 20만명이 넘는 북한 주민이 개성공단 덕분에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주민에겐 개성공단에 취업하는 것이 일종의 특혜라고 한다. 우리 기업은 북한 근로자 월급(1인당 월 134달러)을 북한 당국에 달러로 주고, 북한은 그 가운데 절반 정도를 근로자들에게 북한 내에서 통용되는 쿠폰으로 지급하고 있다. 북 정권은 연간 8000만~9000만달러를 현금으로 챙기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달 27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개성공단 국제화 계획' 등이 담긴 남북 경협 구상을 공개했다. 북한은 그로부터 사흘 만에 '개성공단 폐쇄'를 위협한 데 이어 우리측 근로자가 공단에 들어가는 것까지 막았다. 북한은 2008년 12월엔 남쪽에서 날아온 전단(삐라)을 문제 삼아 개성공단 출입을 제한했고, 2009년 3월 한·미 연합 훈련 때는 육로 통행을 막은 적도 있었다. 개성공단 출입 제한이 몇 달 또는 며칠간 계속되다가 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게 북한이다. 북한은 지금 개성공단까지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부는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에 두고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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