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총리가 2일 카카오톡과 비슷한 모바일 메신저서비스 '라인'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갖고 도전하라고 촉구했다. 라인은 한국 NHN의 일본법인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용자 수가 4000만 명이 넘는다. 그는 페이스북과 라인을 통해 유권자와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공격하면서 인터넷 등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아베 총리의 소통방식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를 연상시킨다. 아베 총리는 '대통령 같은 권한'을 누리며 5년간 장기집권한 고이즈미 전 총리의 성공방정식이었던 '강한 일본의 부활' '경제 중심 정책' '반중(反中)·미국 중시 외교' 등의 정책도 답습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5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관방장관을 지냈다.
◇일본의 부활을 노래하라
고이즈미 전 총리는 요즘 아베처럼 '일본 경제의 부활'이라는 희망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파했다. 그는 '구조개혁 없이 경제회복 없다'는 구호를 내세우며 공공투자 축소, 기업 규제 완화, 공기업 구조조정 등 과감한 개혁을 추진했다. 경제 정책에 주력, 8500포인트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퇴임 전후로 1만7000포인트대까지 치솟은 것이 장기집권의 기반이 됐다.
아베 총리도 재정지출, 금융완화, 성장 전략 등 '3개의 화살'이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운 경제 정책으로 주가를 급등시키고 있다. 주가를 폭등시킨 엔화 약세 정책도 비슷하다. 고이즈미 집권 당시에는 1달러당 엔화가 110~120엔대를 유지했다.
◇미국 중시외교로 엔화 약세 정책 용인받아
고이즈미 총리 시절 엔화 약세가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이라크전 파병 등 미국 중시 외교정책을 통한 미국의 협조를 이끌어낸 점이다. 당시 일본이 2003년~2004년 35조엔을 쏟아부어 환율을 방어했을 때 미국은 이를 용인했다. 아베 총리가 미국 중심의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 교섭참가를 서둘러 선언하는 등 친미 외교를 펴는 것도 엔화 약세를 용인받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주변국과의 긴장관계 조성을 통한 내셔널리즘 활용도 비슷하다.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중국의 반발에도 매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 보수적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중국 견제를 위한 러시아 방문도 판박이다. 아베 총리는 이달 말 러시아를 방문한다. 지난 2003년 고이즈미 당시 총리 이후 10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하는 일본 총리이다.
◇이미지와 경제 정책 내용은 정반대
'헨진(變人·기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카리스마가 넘쳤던 고이즈미 전 총리는 80% 안팎의 전후 최고 지지율로 출발했다. 반면 '봇짱(부잣집 도련님)'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약한 이미지의 아베 총리는 이에 한참 뒤지는 50%대 지지율로 출발했다. 하지만 주가가 치솟으면서 지지율도 동반 상승, 장기집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향후 경제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정책은 재정지출 축소·규제 완화 등 구조개혁을 통한 경쟁력 회복이었지만, 아베 총리는 전통적 경기부양수법인 돈 풀기 위주의 정책이다. GDP의 200%가 넘는 정부부채를 감안하면 돈 풀기 정책의 지속은 쉽지 않다. 반중·친미 외교정책도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무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