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 쇠고기 시장의 전면 개방을 위한 압박을 계속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은 지난 몇 년간 미국이 지속적으로 밝혀온 것이지만, 올해는 미국의 광우병 위험도에 따른 질병 등급이 향상되는 만큼 미국 측이 실제로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일(현지 시각) 발간한 '2013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과학적 근거, 국제수역사무국(OIE) 지침, 미국의 위험 통제국 지위 등에 기반해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USTR 연례 보고서에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61개 무역 상대에 대한 USTR의 입장이 담겨 있다.
보고서는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업자들이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한 것은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내린 조치"라고 밝혔다.
한국 쇠고기 시장 개방 노력과 관련한 USTR 보고서의 문구는 몇 년째 같은 내용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USTR 보고서 내용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오는 5월 예정된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총회에서 미국의 광우병 위험도에 따른 질병 등급은 현재 '위험 통제국(controlled)'에서 '경미한 위험국(negligible)'으로 개선된다"며 "이 같은 상황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즉 미국의 광우병 위험이 거의 없어졌다고 인증을 받는 만큼, 미국이 자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 국민의 '신뢰'가 회복됐다고 자체 판단하고 한국 측에 추가 개방을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미 수입 위생 조건의 '협의 조항'은 "두 나라 가운데 한쪽이 협의를 요청하면 7일 안에 상대방이 응해야 한다"고 돼 있다.
드미트리어스 마란티스 USTR 부대표,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 등은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쇠고기 협상이 끝난 지 5년 가까이 지났고 쇠고기 한국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문제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 '협의 조항'을 요구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인홍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2일 "아직 국민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외교 소식통은 "쇠고기 문제는 워낙 민감해서 우리가 실제 수입하느냐를 떠나 미국에서 그런 요구가 들어오는 것 자체로도 매우 큰 논란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