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중심부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가 일본 사찰에 넘어갔다. 이 사찰 주지는 북한과 긴밀히 교류를 맺어온 친북 인사여서 조총련은 해당 건물을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채권정리기관인 정리회수기구는 26일 도쿄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 및 토지를 종교법인 사이후쿠지(崔福寺)가 45억1900만엔(약 530억원)에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은 연건평 1만1740㎡로 지상 10층, 지하 2층 규모다. 한때 200억엔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으나 경기침체 등으로 가치가 폭락했다. 경매 전 감정평가액은 26억6830만엔이었다. 지난 2월 조총련이 약 627억엔의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다.
이 건물을 낙찰받은 사이후쿠지는 규슈의 가고시마(鹿兒島)시에 있으며, 진언종(眞言宗) 계열 사찰이다. 주지(법주)인 이케구치 에칸(池口惠觀·76)은 의학박사 출신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다수 정치인과 친분이 있어 '나가타초(永田町)의 괴승(怪僧)'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나가타초는 국회의사당·총리관저·정당본부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일본의 정치권을 뜻한다. 이케구치 주지는 지난해 4월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등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당시 행사에서 북한으로부터 '친선훈장 제1급'을 받았다. 2011년 4월에는 '김일성 주석 관세음보살상'을 만들어 북한에 기증했다.
이번 경매에는 4곳이 참여했으며 입찰 최저액은 21억3460만엔이었다. 이케구치 주지는 경매가 끝난 뒤 "아시아 평화의 장으로 (건물을)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지방법원은 낙찰자의 자격을 신중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총련이 사찰에 자금을 제공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매각을 허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낙찰 자격에 문제가 없을 경우 29일 낙찰이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