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가 22일 장관으로 지명된 지 37일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새 국방장관 후보자를 찾지 않고 김관진 현(現) 장관을 유임(留任)시켰다.

김병관 전 후보자는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10여일이 지나도록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 그의 전역(轉役) 후 몇 가지 행적에 대한 논란이 계속된 데다 며칠 전 소유하고 있는 해외 가스전 개발업체의 주식을 재산 신고에서 빠트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더는 버티기 힘든 처지로 몰렸다.

김 전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에 수석 입학하고 생도 시절에도 출중한 성적을 기록해 장래 유능한 군 지휘관으로 성장할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고 한다. 육군 1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내면서 한반도 지형과 무기 체계에 적합한 전법을 개발해 전략 기획 능력을 높이 평가받기도 했다. 그가 국방장관으로 지명됐을 때 군 안팎에서 환영했던 것도 그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었다. 이런 과정을 생각하면 김 전 후보자가 중도에서 사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은 본인에겐 물론 나라 입장에서도 아쉬운 측면이 적지 않다.

그러나 역대 국방장관 후보자 가운데 이번처럼 현역에서 물러난 후의 행적이 논란을 빚은 적이 없었다. 여러 정황을 살피면 김 전 후보자는 전역 후 사관학교 동기가 먼저 장관직을 맡는 걸 보고 공직에 대한 꿈을 접었던 듯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퇴역 후 처신에 좀 더 신중을 기했을 것이다. 공직을 제의받았을 때 수락할지 여부를 좀 더 심사숙고했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 빠지지 않았으리라는 점에서 안타깝기도 하다. 이런 지적은 반드시 김 전 후보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조각(組閣)과 청와대 인선에서 논란이 빚어진 다른 후보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새 정부 고위직 인사에서 이런 일이 벌써 다섯 번째다.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좀 더 철저하게 하고 전(前) 정부의 인사 자료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거듭된 지적에 귀만 열었어도 피할 수 있었을 사태가 되풀이됐다.

새누리당이 김 전 후보자 인사 파동이 한 달 넘게 지속하는데도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적극 나서지 않고 후보자 스스로 살아남든지 물러나든지 알아서 하라는 투로 방치한 것 역시 집권당으로서 합당한 처신이 못 된다. 사람을 고르는 일도 어렵지만 고른 사람이 과연 그 일을 맡을 수 있을지를 각 단계에서 제때에 적절하게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와대와 집권당은 조각과 청와대 인선 과정에서 이런 판단 능력과 책임 의식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인사 과정에서 치른 홍역을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앞으로 국정 운영에 큰 교훈으로 삼지 않으면 더 심각한 일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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