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가 따로 없었다.

양현석 프로듀서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수 이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이하이를 처음 본 느낌이 딱 그러했다. 무대 위에서는 얄미울 정도로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라면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마주 앉은 그녀는 영락없는 16세 소녀였다. 차분히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털어놓는 것이나 '남자친구'를 묻는 말에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여느 여고생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가수 이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어떻게 그렇게 무대 위와 다르냐'고 묻자 "무대에만 서면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 같다. 평상시에는 차분한 성격"이라고 설명한다.

가수 이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몸무게 공개? 그건 좀…

가수 이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지난해 레트로 소울곡 '1,2,3,4'로 데뷔한 이하이가 최근 발표한 첫 솔로 앨범 '퍼스트 러브(FIRST LOVE)'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7일 공개된 '파트1'의 타이틀곡 '잇츠 오버'가 바로 각종 차트의 정상을 싹쓸이 한 것.

가수 이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잇츠 오버'의 첫 컴백 무대가 끝난 뒤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은 예뻐졌다는 것. 그리고 이하이의 소속사 대표인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프로듀서는 방송을 통해 다이어트의 효과라고 특별 언급하기까지 했다. 다이어트가 소속사의 강요였느냐는 질문에 이하이는 "사춘기라 좀 더 예뻐지고 싶었다. 그래서 식단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며 "사실 예전에는 쑥스러워서 방송 모니터링을 못했는데 이제는 모니터링을 할 정도는 됐다"고 웃었다.

'몸무게가 어떻게 되느냐'고 돌직구를 날렸지만 이하이는 "그건 좀…"이라며 답을 피했다.

다이어트 비결은 식단 관리. 이하이는 "고구마를 계속 먹어왔는데 이제는 철이 지나 최근 호박으로 갈아탔다. 호박으로 해 먹을수 있는게 정말 많다"며 "엄마가 음식을 준비해 주시는데 나 때문에 호박 전문가가 됐다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YG가 아닌 SM-JYP로 갔다면…

이하이는 양현석 프로듀서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양현석 프로듀서는 이하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해외 출장까지 연기하는 등 제 1순위에 두고 있다.

이런 각별한 사랑에 대해 이하이는 "양현석 프로듀서는 내가 독특한 무엇인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른 가수들에 비해 신경을 많이 써주는 이유는 내가 신인이고 막내이기 때문에 더 조마조마해서 그런거 아니겠느냐"고 설명한다.

같은 소속사 연습생이나 다른 선배 가수들의 질투가 없느냐는 질문에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반대로 내가 그들의 입장이라도 질투가 날 것 같다"고 말한다.

SM, YG, JYP가 심사하는 SBS 'K팝스타' 출신들은 우선적으로 이들 3대 기획사와 전속 계약을 타진한다. 우승자는 3대 기획사 중 선택을 할 수 있지만 나머지 참가자들은 캐스팅을 받아야 가능하다.

준우승자인 이하이가 만약 YG가 아닌 SM이나 JYP로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하이는 "나는 'K팝스타' 처음부터 YG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우승을 한다면 어디로 갈까'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있다"며 "SM이나 JYP로 갔다면 그 기획사에 어울리는 노래로 활동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이가 보는 YG 트레이닝의 장점은 개성을 살려준다는 것.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듯이 트레이닝도 가수마다 달라야 한다. YG는 개성에 맞는 트레이닝을 한다. 실제로 나는 누가 막 쪼면 오히려 안되는데 YG는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하이가 겪어본 양현석은?

이하이가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양현석 프로듀서의 역할이 컸다. 그렇다면 이하이가 겪어본 양현석은 어떤 사람일까.

"개성을 알아보는 눈이 있다. 그리고 감이 있다. 노래를 선택할때도 가수에 맞는 노래를 정확히 골라낸다"고 설명한다. 이어 "녹음을 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가르침이 자연스러워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개성이 강하다보면 넘칠 수 있는데, 그럴수록 무대에서 억지로 노래를 부르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하이는 양현석 프로듀서의 말이라면 100% 믿고 따를까?

사실 이번 첫 정규앨범 녹음을 하며 이하이는 양현석의 선택에 고개를 갸우뚱했던 순간이 있었다. 수록곡 중에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노래가 있었던 것. 이하이는 "그 노래를 녹음하다 중단하고 다른 노래를 먼저 녹음하게 됐다. 이후 다시 그 곡을 녹음했는데 나에게 너무 잘 어울리더라"며 "아무래도 나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랬던거 같다. 이후 양현석 프로듀서의 말은 100% 믿고 따르기로 했다"며 웃었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이하이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다. 바로 숙소로 사용할 아파트를 마련해 준 것. 이달 말이면 이곳으로 이사해 어머니와 지낼 예정이며, 아버지와 언니는 부천에 계속 머문다.

▶이상형의 남자? 눈이 깊고…

첫 솔로 앨범에는 총 10곡이 수록된다. 7일 '파트1' 5곡이 발표된데 이어 오는 28일 타이틀곡 '로즈(Rose)'를 앞세운 '파트2' 5곡이 발표된다.

이번 앨범은 이하이의 다양한 매력을 담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스스로 10곡을 녹음하면서 이 곡들이 한 앨범에 담길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다양한 느낌의 노래들이다. 특히 '파트1'의 타이틀곡 '잇츠 오버'가 밝은 느낌이었다면 '파트2' 타이틀곡 '로즈'는 어두운 느낌이다. 이하이는 "'로즈'는 아직 보여드릴게 많이 남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노래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하이가 그동안 들려준 노래는 국내 대중가요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장르였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16세 이하이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운건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하이는 "나이가 기준이 아니라 내 목소리에 어울리는 노래를 찾다보니 그런 장르를 계속 부르는 것 같다. 앞으로 조금씩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벼락 스타'의 탄생이라고 다들 부러워 하지만 이하이 자신은 이 거침없는 인기 행진이 두렵지 않을까. "벌써 이런 사랑을 받아서 다음에는 뭘 보여주지 라는 걱정이 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계속 하다보면 현재에 충실하지 못할 것 같더라. 그래서 일부러 걱정을 안한다."

끝으로 남자 친구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하이는 "사실 남친이 있을 나이인데 데뷔를 하고 활동하느라 만들지 못했다. 이상형은 조니 뎁이나 탑 선배 처럼 눈이 깊고 목소리가 저음인 남자"라며 수줍게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