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18일 인사청문회에서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소속 정보위원들이 신경전을 벌이며 청문회가 한 차례 정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위원장과 야당 소속 위원간의 마찰은 김현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의 도중 불거졌다.

김 의원이 남 후보자가 2008년에서 2011년 사이 외부 강연에서 제주 4·3사건과 전교조 등에 대해 평가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질의를 시작했지만, 서 위원장은 김 의원의 질의가 당초 여야가 공개 회의에서 질의키로 합의한 '후보자의 도덕성과 신상'의 범위에 벗어난다며 김 의원의 발언을 제지하고 나선 것.

김 의원은 질의에서 "강연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무장 폭동 및 반란이라고 규정한 사실이 있냐"고 물었고, 남 후보자는 "전체 사안이 아니라 (4·3사건에) 참여한 (남조선로동당원) 김달삼 등에 한정해 이야기 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전교조에 대해 친북 좌파 세력이라고 한 생각이 변함이 없냐"고 추궁하자 서 위원장이 발언을 제지하고 나섰다.

18일 오전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청문회 진행과 관련해 청문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서 위원장은 "지금은 도덕성 및 개인 신상에 관한 청문회 시간"이라고 김 의원의 발언을 끊고 관계자들에게 마이크를 끄도록 지시했다.

이에 김 의원을 비롯해 박기춘·정청래·유인태 등 야당 정보위원들은 "개인 신상에 관한 질의다. 위원장이 국회의원의 발언을 사전 검열하려는 것이냐. 위원장의 폭거"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야당 측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서 위원장을 향해 "이렇게 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예뻐하나. 위원장을 청문회 해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정보위원들의 반발에도 서 위원장은 "(공개 회의에서 도덕성과 신상을 질의키로 한) 합의를 파기 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정회를 선포하겠다"며 회의를 중단했고, 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런 개떡 같은 청문회가 있냐"며 "'어디에 부동산이 있냐, 돈 먹었냐' 이런 것만 질의하라는 건가"라고 언성을 높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5분간의 정회 소동 끝에 서 위원장은 "원래 약속한 대로 도덕성에 대해 질의해 달라"고 회의를 속개했고, 추미애 의원과 유인태 의원 등 민주통합당 소속 위원들은 질의에 앞서 서 위원장에게 정회 선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서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의 신경전은 이날 청문회 초반에도 벌어졌다.

야당 측에서 첫 질의를 펼친 정청래 의원이 본 질의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진행하며 질의 시간에서 제외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서 위원장이 "그냥 진행하라"고 받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의원 등 야당 위원들은 "질문하고 의사 진행 발언은 별개"라고 맞섰지만 서 위원장은 끝내 정 의원의 요청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또 유인태 의원의 질의 도중 시간이 초과되자 서 위원장이 즉시 질의를 끊고 다음 질의자에게 질의권을 넘기면서도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유 의원이 "후보자 답변을 들어보자"고 추가 시간을 요구했지만, 서 위원장이 거부하면서 유 의원은 "이렇게 진행하는 위원장이 어디있나. 그런식 진행하지 말라"고 고성을 지르며 청문회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