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7일 정부 조직 개편안 협상 과정에서 합의한 내용 중에는 정부 개편과 무관한 정치적 사안들이 다수 들어가 있다. 그러나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쟁점 사안이 상당수여서 앞으로 국회에서 적잖은 정치적 마찰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4대강·국정원 국정조사

민주당이 이번 협상에서 얻은 것은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과 4대강에 대한 국정조사였다. 국정원 국정조사는 검찰 수사 후 실시하고,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미진할 경우 실시키로 했다. 국정원 국조는 확실하지만 4대강 국조는 여야간 추가 합의가 필요하다.

여당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지난 정부와 관련된 문제인데, 야당의 요구가 워낙 강하고 새 정부와 직접 관련이 없어서 수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4대강에 대해선 감사원이 지난 1월 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1일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했었다.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은 경찰이 대선 기간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했지만 이와 다른 정황이 나타나면서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석기 자격심사 추진

여야는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 사건과 관련, 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 심사안도 발의키로 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15명씩 참여해 3월 임시국회에서 심사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의 요청을 민주당이 받아들인 것이다. 양당은 작년 6월에도 이에 합의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발의해도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자격 심사안이 통과되려면 두 의원이 부정선거에 관여했다는 법적 근거가 필요한 데다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보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미희 대변인은 "두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 경선과 관련하여 검찰 기소조차 되지 않았으므로 자격 심사안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인사청문회 제도도 손보기로

여야는 인사청문회 제도를 오는 6월까지 손보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에서 먼저 요구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최근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이나 소모적인 정쟁으로 흐른다"며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후보자의 전문성과 업무 수행 능력 등 공적인 부분은 공개하고, 사생활·도덕성 부분은 비공개로 진행하는 이원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거짓 증언과 비협조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서로 강조하는 제도 개선안의 내용이 다른 것이다.

◇방송 공정성 방안은 계속 논란될 듯

여야는 이날 종합유선방송(SO) 관할권을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기로 하면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SO 채널 배정권의 공정성 확보등을 위한 관련법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또 이를 위한 방송공정성 특별위원회 구성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공정방송 관련법의 구체적 내용이 없고 여야의 생각이 달라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