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중국의 환율 개혁을 이끌 런민은행 수장으로 저우샤오촨(周小川·65) 현 총재의 유임이 결정됐다. 2002년부터 런민은행 총재로 중국 금융 시장을 이끌어온 저우 총재는 이번 재선출로 중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임기가 길었던 중앙은행 총재로 남게 됐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은 이날 있었던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저우샤오촨 중국 런민은행 총재의 유임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투표 참석자 2911명 중 2753명의 찬성표를 얻었다.
저우 총재의 유임에 따라 중국 정부의 금융 개혁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외신들은 시진핑(習近平) 신임 주석이 시장 친화적 금융 시장을 만드는 데 힘을 실어줬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신 정부가 시장 기반 개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저우 총재의 유임을 결정했다"며 "장기 성장을 지속하고 현 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루팅 중국 경제 부문 대표는 블룸버그에 "중국 새 지도부가 저우 총재의 업적을 지지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중국 금융 개혁을 지속시키겠다는 의미"라며 "새 지도부가 위안화 환율 규제를 풀고 자본 통제를 철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런민은행 총재로 취임한 저우 총재는 지난 10년간 중국의 통화 정책을 진두 지휘했다. 재임 기간 위안화와 달러화 간 연동제(페그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그는 채권 시장을 확대하는 데도 기여했다. 은행들에 대출과 예금 이자 결정 자율권도 쥐여줬다. 이 기간 무역과 투자 목적의 위안화 사용도 크게 늘었다.
올초부터 저우 총재의 유임은 유력시됐다. 당시 외신들은 저우 총재가 중국 공무원 퇴직 연령인 만 65세를 넘겼지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에 당선되면서 정년 면제를 받게 됐다며 유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무엇보다 시진핑 정권이 이전 후진타오 주석의 통화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당장 저우 총재는 성장률을 지키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끌어내려야만 한다. 지난 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3.2%로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실제로 최근 저우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시키고 물가 상승을 막는 것이 런민은행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었다.
이 때문에 이번 전인대 투표에서 저우 총재에 대한 유임 투표가 비교적 많은 반대표를 받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루팅 대표는 "지난 5년간 런민은행이 찍어낸 돈 때문에 인플레이션율이 치솟고 주택가격이 상승했다는 불만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인대는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중국투자공사(CIC) 사장을 재무부장으로 선출했다. 1994년도 당시 중국의 세금 개혁을 설계했었던 러우 신임 재무부장은 앞으로 중소 기업 세금 완화 개혁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인대는 경제 개발 부처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총재로 수샤오시(徐?史) 전 국토자원부 부장을 뽑았다. 상무부 부장으로는 가오후청(高虎城) 상무부 부부장이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