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일종의 FTA) 협상 테이블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태평양 지역 국가들 간에 무역 장벽을 허물기 위한 협상의 신호탄이 울렸다. 성사될 경우 12개국 인구 7억7000만명에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2조달러에 육박하는 경제 공동체가 탄생한다.
15일(현지시각)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공식 참여를 선언한 TPP는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인 FTA보다 좀 더 범위가 넓으면서도 강력한 다자간 자유무역 협상이다. FTA를 기본으로 무역 외적인 협력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TPP는 브루나이와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가 2006년 이미 맺어놓은 협상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호주와 캐나다, 말레이시아, 멕시코, 페루, 미국, 베트남 등 태평양 지역에 속한 7개국도 추가로 참여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일본의 결정으로 총 12개 국가가 TPP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목표는 명료하다. 협약을 맺은 나라들끼리 경제 유대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영국 방송 BBC는 15일(현지시각) "회원국은 상품과 서비스 교역을 할 때 관세를 인하하거나 아예 관세를 없애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또 회원국들은 서로 투자를 촉진해 경제를 부양하고 경제 정책과 규제 이슈에 대해 더 친밀한 관계를 다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경제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TPP 테두리 안에 속하게 될 11개국 인구는 총 6억5000만명에 달하는데, 여기에 일본이 참여하게 되면 이는 7억7000만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일본을 제외한 11개국 인당 소득 평균은 3만1491달러이며, 전체 국내 총생산(GDP)은 2조달러에 육박한다.
협상에 참여하기로 한 일본 정부도 TPP의 경제 효과를 계산하기에 바쁘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의 통계를 인용해 11개국 간 관세가 모두 철폐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3조2000억엔, 연율 기준 0.66%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TPP에 대한 비판론도 엄연하다. 협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미국의 속셈이 태평양 경제 협력 권역을 만들어 급성장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대화에 참여한 모든 회원국의 계산을 반영해 협상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에서는 광범위한 무역 협정으로 각국의 지적 재산권과 특허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가 회원국들 간의 논의 내용이 외부로 잘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변호사들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론 커크 대표에 서한을 보내 "공공의 참여가 부족한 데다, 투명성과 정부의 열린 진행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