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화학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해 현장 근로자 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여수산단 내 화학 공장에서 폭발사고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2000년 호성케멕스에서 폭발사고로 7명이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여수산단에선 작년과 2003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안전 불감증에 의한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오후 8시 50분쯤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산단 대림산업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2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폴리에틸렌 공장 사일로(저장고) 설치와 보수 작업을 하던 근로자 17명 중 협력업체 직원 조계호(39)·서재득(57)씨와 신원 미상 근로자 1명 등 모두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폴리에틸렌 공장 사일로 내 잔류가스가 주변 인화물질과 반응해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사일로 상부에서 용접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는 진술도 확보됐다. 소방당국도 용접 불꽃이 잔류가스와 반응해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 공장은 지난 13일부터 조업을 중단하고 정기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사고 당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으나 큰 불길이 일지 않고 10분 만에 현장에서 진화돼 연쇄 폭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화상보다는 대형 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대림산업과 소방당국도 용접 중 사일로 안에 있던 잔류가스에 불이 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상자 중 화상이 심한 근로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밤 폭발사고가 일어난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산단 대림산업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2공장에서 경찰·소방당국과 회사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가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조사중이다. 야간에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림산업 공장에서는 작년 6월에도 플라스틱 원료 생산 공정에서 폭발사고가 났었다. 사고예방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1년 만에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2003년 10월에는 여수산단 호남석유화학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 근로자 1명이 숨지고 6명이 중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이날 전석종 전남지방경찰청장과 여수시 부시장, 산단 공장장협의회장 등 각 기관 단체장 20여명이 사고 예방을 위한 간담회를 가진지 11시간 만에 발생했다.

플라스틱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은 인화성 가스를 배출하는 물질이긴 하지만 유독물질은 아니다. 내열·내한성이 뛰어나며 전선·호스·파이프 등 압출 성형품을 만들 때 사용된다.

1989년 준공된 대림산업 2공장은 필름과 전선 절연용 재료를 만드는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연간 27만t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