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전 벨연구소 사장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에 14일 최문기(62) KAIST 교수(경영과학과)가 내정됐다. ICT(정보통신기술)와 과학기술계에서는 대부분 "통신기술 전문가로 기술 사업화와 융합을 누구보다 강력하게 추진해온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ICT 중심의 단기적 성과에 매몰돼 장기적인 과학기술 연구·개발(R&D)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 후보자는 14일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배포한 후보 지명 소감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과 ICT를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여 국가 경제를 지속 성장시켜 나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정책 방향으로는 "과학기술·ICT·콘텐츠·문화예술·인문사회과학을 융합하여 새로운 융합 산업을 창출하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편적으로 활용하여 국민 편익 제공"을 제시했다.

최 후보자는 국내 최고 통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TDX(전전자교환기) 개발을 이끌었다. TDX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수동식 유선전화를 전자식 자동전화기로 바꿨으며, 1998년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세계 최초 상용화, 2011년 4세대 이동통신 LTE 세계 최초 상용화의 원동력이 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된 최문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14일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06년부터 3년간 국내 최대 정부 연구소인 ETRI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2009년 무선 전송 기술인 와이브로의 세계 첫 상용화를 이끌었다. ETRI 김희철 책임행정원은 "기술을 개발하고도 사업화되지 않은 것이 많았는데, 원장 시절 기술사업화본부를 발족시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당시 "기술 이전한 뒤에도 기업에 나가 사업화에 대한 피드백, 팔로업을 하라"고 지시해 지금까지 ETRI의 전통이 됐다고 한다. 그는 2010년 12월 박근혜 대통령과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등의 ICT 공약을 수립했다.

하지만 김승환 포스텍 교수(물리학과)는 "최근 종합유선방송(SO) 소관 논란으로 미래부가 출범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ICT 현안에 과학기술이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미래부 장관 후보군에 속했던 김창경 전 교과부 차관은 "ICT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쉽겠지만, 그쪽은 어차피 대기업 중심의 승자 독식 시장이어서 국민 90%와는 상관이 없다"며 "ICT는 운동장이나 고속도로로 삼아 과학기술을 활용한 융합 신산업을 만들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30여년가량 대전에 거주해온 최 후보자가 서울 강남의 아파트와 경기도 평택의 논밭 등 20억원가량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1951년 경북 영덕 ▲서울대 공대 응용수학과 ▲KAIST 산업공학 석사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공학 박사 ▲한국정보통신대 교수(경영학부) ▲ETRI 원장 ▲현 KAIST 경영과학과장·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