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오는 21일 사상 처음으로 재판과정을 법원 홈페이지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13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 참석해 이달 21일 법원 사상 최초로 대법원 공개 변론 사건을 대법원 홈페이지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동시 중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처음으로 생중계할 재판은 한국 남성과 결혼한 뒤 가정에 불화가 생기자 13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려 국외이송약취죄 등으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사건이다.
박보영 대법관이 주심을 맡은 이번 사건의 공개변론은 21일 오후 2시10분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다.
검찰 측에서는 이건리 대검 공판송무부장, 베트남 여성 A씨(26) 측 변호인으로는 김용직·한연규·양은경 변호사 등이 참석한다.
또 검찰 측과 변호인 측 참고인으로 곽민희 숙명여대 법대 교수와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각각 참석한다.
공개변론에 앞서 이건리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변론요지서를 지난 7일과 8일 두차례 제출했고 A씨의 변호인들도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이번 공개변론에서는 남편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아들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출국한 것이 약취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 여성 A씨는 2006년 정모씨와 결혼하고 다음해 8월 아들을 낳았다.
A씨는 2년여 결혼생활 동안 남편으로부터 맞거나 학대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남편이나 시집식구들이 자신을 차별하고 무시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2008년 8월 멀리 사는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외박을 하고 귀가하자 남편 정씨로부터 몇차례 집을 나가라는 말을 듣게 됐다.
이같은 남편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A씨는 아들을 데리고 친정이 있는 베트남으로 돌아갈 마음을 먹었다.
A씨는 며칠 뒤 베트남으로 가는 항공권을 예약하고 남편이 출근한 사이 남편의 예금통장에서 1130만원을 인출한 뒤 13개월된 아들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가버렸다.
결국 A씨는 절도와 국외이송약취, 피약취자국외이송 등 혐의로 2010년 4월 재판에 넘겨졌지만 1,2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절도 혐의만 인정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재판과정에서 "미성년자를 보호·감독하는 자라도 다른 보호감독자의 감호권을 침해하거나 자신의 감호권을 남용해 미성년자 본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미성년자 약취유인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 등을 처벌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13개월 된 아들에게는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손길이 더 필요한 점 등을 이유로 들어 "남편과 사전협의없이 아들을 베트남으로 데리고 간 것은 남편의 감호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아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행위가 약취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2010년 10월 상고했다.
대법원 측은 "다문화가정의 이혼과정에서 외국인 부모가 한국인 부모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한국 국적의 자녀를 외국으로 데리고 가 버리는 일이 계속 생기고 있어 이런 행위가 약취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관한 첫 선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대법원에서의 변론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규칙'을 공포하고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법원 공개변론 사건의 심리를 방송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