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韓中日) 원자력 석학 대담에서 예기치 못한 원전 사고에 대응하려면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카모토 고지(岡本孝司·52) 일본 도쿄대 교수는 12일 서울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대담에서 "2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총리는 현장 상황을 모르고, 규제기구에서 파견된 사람들은 며칠 새 1명 빼고 다 도망가는 등 1주일 만에 일본 정부의 통제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했다"며 "군대가 처음 만난 적과도 싸우듯 예기치 못한 사고에도 대응할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제적 피해는 20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서균렬(徐鈞烈·57) 서울대 교수는 "당분간 원자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면 미국의 3분의 2 수준인 안전 규제 인력을 3년 내 1000여명까지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후쿠시마 사고 전 300여명에 불과하던 규제 인력을 2년 만에 1200여명으로 늘렸다. 청쉬(程旭·50)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交通大) 교수는 "중국은 매년 10기의 원전을 추가로 세우고 있어 수천 명의 전문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대학만으로는 감당이 안 돼 원자력업계와 훈련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사시 정부 간 정보 공유를 위한 핫라인(hot line)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서 교수는 "한일 정부 사이에 핫라인이 있었으나 후쿠시마 사고 당시 아무 역할을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은 국제기구에만 사고 정보를 제공했다. 청 교수는 "정부와 원전 업계 간 핫라인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핫라인을 만들고, 이를 한·중·일 핫라인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안전이 중시되면서 노후 원전의 해체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곧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조원의 원전 폐로 시장이 생겨나 원전 건설시장을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카모토 교수는 "원전 1기 해체에 4억~5억달러가 들어가므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며 "독일, 미국 등 앞선 국가와 국제협력으로 기술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