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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개인 투자자를 몰고 다니며 주식투자 '고수'로 알려진 증권사 간부 등이 무더기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차명으로 미리 주식을 사뒀다가 증권 관련 방송에 나와 특정 종목을 추천하고 되파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강남일)는 D증권 부장이나 팀장급 간부로 활동해온 박모씨와 이모씨 등 3명에 대해 시세조종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근무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D증권 사무실과 자택을 지난 7일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서버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케이블 증권방송 프로그램에서 특정 종목을 추천해 순간적으로 가격이 오르면 자신들이 미리 사들인 주식을 매도하는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이른바 '꽃값'(종목 추천 수고비)을 받고 특정 종목을 추천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개인 투자자로 출발해 인터넷상에서 정확한 시황 분석과 예측으로 필명(筆名)을 날린 이들은 10여년 전부터 투자전략연구소를 차리거나 증권사 간부로 스카우트돼 투자상담사 등으로 활동해왔다. 이들은 '실전 매매의 달인' '족집게 도사' '가치투자 재야(在野) 고수' 등으로 불리며 인터넷 사이트에 많은 추종자를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공모자가 더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어 수사 대상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D사 측은 이날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