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예술대에서는 '술 없는 오리엔테이션'이 새로운 게 아니다. 술 대신 풍성한 예술 공연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메인 메뉴'다. 2008년 대학으로 전환된 후 줄곧 공연식 오리엔테이션을 고집해왔다.
지난달 2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 행사장 입구에 총장과 교수, 재학생 70여명이 일렬로 선 채 노래와 박수로 신입생을 맞았다. 모두 입장하자 카르멘 서곡과 라데츠키 행진곡이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이 학교 정성수 교수가 지휘하는 백석오케스트라다. 교회실용음악과 2학년 재학생들은 '애인 있어요'와 '하모니'를 열창하며 신입생을 환영했다. '향수'로 유명한 박인수 석좌교수가 제자 교수들과 함께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진도아리랑'을 부르자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오리엔테이션에는 외부 인사도 초청됐다. 기부 연예인으로 유명한 가수 션의 강연에 이어 SBS예술단의 갈라 콘서트가 진행됐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주제곡,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주제곡 등 귀에 익은 음악이 잇따라 연주되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SBS예술단 김정택 단장은 "대학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과 음악으로 교감할 수 있어서 보람 있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입생 정언교(19)씨는 "오리엔테이션 하면 으레 술을 마시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예술대학이라는 특성에 맞게 수준 높은 공연부터 접하니 무척 뿌듯하다"고 했다.
'금주 오리엔테이션'이라지만 리조트 근방 편의점에서 술을 사 마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근처 편의점을 찾았다. 점원 말이 재미있다. "학생회에서 신입생들한테 술을 팔지 말아달라고 정중히 부탁하니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어요(웃음)." 김기만 총장은 "오리엔테이션부터 대학 교육의 시작"이라면서 "원대한 꿈을 세울 수 있도록 피날레는 항상 '거위의 꿈'과 'I have a dream' 같은 노래로 장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