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참석하지 못했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에서 처리가 안 돼 박근혜 정부에서 신설되는 국가안보실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를 비롯한 국가안보실 소속 비서관들은 임명장을 받지 못했고 공식 활동을 할 수 없다.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간사를 맡도록 돼 있어 만일 현 상태에서 국가 안보의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NSC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는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부적절한 과거 처신이 불거지고 있다. 야당은 김 후보자를 박근혜 정부의 첫 조각 인사 중 낙마(落馬) 대상 첫손가락으로 꼽고 있다. 야당은 그래서 국방부가 정부조직법 통과를 기다려야 하는 개편 대상 부처가 아닌데도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날짜를 잡아주지 않고 있다. 국방장관은 헌법상 국회 인사 동의를 받아야 할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상태에서 박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김 후보자가 60만 장병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국가정보원장 인선(人選)이 언제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 지금 지명하더라도 인사청문회 기간 20일을 감안하면 3월 말에야 임명이 가능한데 청와대에선 시간을 두고 사람을 고르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맞닥뜨린 최대 국가 현안은 북핵(北核)이다. 북한은 지난 연말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지난 12일 핵 소형화를 위한 3차 핵실험을 거치며 핵무기 실전 배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재래식 전력만으로 핵무장한 북과 대치해야 하는 현 상황은 6·25전쟁 이후 최대 안보 위기다. 박근혜 정부는 이런 북핵 위기를 안보실장·국방장관·국정원장이라는 안보 3대 축이 공백(空白)인 상태에서 마주하고 있다. 북의 도발 조짐을 탐지하는 정보 기능, 북의 도발에 대한 종합 판단을 내리고 대응 지침을 세워야 하는 지휘 사령탑 기능, 대응 지침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기능이 모두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북(北)이 군사적 도발을 해올 경우를 상정하면 머리털이 쭈뼛 설 지경이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첫째 임무는 '국가를 보위(保衛)'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가 안보 기능이 총체적으로 마비된 현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시킬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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