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전문병원인 '카프(KARF·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병원'이 주류업계의 지원 중단으로 다음 달부터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소속 카프병원(경기도 고양시 소재)은 최근 들어 남성 입원환자들을 받지 않고 있다. 재정난으로 다음 달부터 남성 병동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성병동은 여성 입원환자는 이달 초부터 받지 않았고, 이달 말부터 문 닫을 예정이다.

카프병원은 2004년 술로 돈을 버는 주류업계의 재원으로 알코올중독 치료·재활 연구 전문병원으로 출발했다. 병원이 재정난에 몰린 것은 음주문화연구센터 설립 주체인 주류업계가 2011년부터 재정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음주문화연구센터 노조 정철 위원장은 "카프재단은 1997년 주류업계가 술에 건강증진기금 부과하는 것을 피하려고 대국민 약속으로 매년 50억원씩 출연하기로 해서 만든 재단"이라며 "그런데 2010년 주류업계가 태도를 바꿔 지원 규모를 35억원으로 줄였고 2011년부터는 지원을 끊었다"고 말했다.

재정난에 몰린 병원은 지난달부터 직원들에게 임금을 못 주고 있다.

정철 위원장은 "국세청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퇴직 관료들이 음주문화연구센터 이사진을 구성하며 주류업계의 뜻에 따라 병원 해체를 시도해온 것"이라며 "주류업계는 약속을 지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류산업협회 이종진 상무는 "우리는 알코올 치료병원은 전국에 다른 전문병원이 많기 때문에 그만 접고 청소년·임산부 등 알코올중독 예방 사업을 벌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며 "그래서 병원 사업을 중단하고, 재단이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때까지 지원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한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류업계 매출은 2005년 6조5794억원(총 출고가격 기준)에서 2011년 7조169억원으로 7%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