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구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큰 대회 우승을 노리는 스완지시티, 4부 리그 팀으로 위건, 아스널, 애스턴 빌라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결승까지 올라온 기적의 팀 브래드퍼드. 누가 이기든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된다.
25일 오전 1시(한국 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2~2013 잉글랜드 프로축구 캐피털원컵(리그컵) 결승전은 오랫동안 '별볼일없던 팀'들 간의 대결이어서 오히려 세상의 이목을 끈다. 스완지시티는 프리미어리그 8위(9승10무8패)를 달리는 중위권 팀이고, 브래드퍼드는 리그 2(4부)에서도 11위(12승8무11패)를 달리는 약체 팀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풋볼리그(2~4부)의 프로팀들이 출전하는 캐피털원컵은 평소 프리미어리그와 FA(축구협회)컵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대회였다. 하지만 올 시즌 워낙 강력한 드라마가 펼쳐지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명성은 떨어지지만 풍성한 이야기를 지닌 팀들 간의 맞대결"이라는 표현으로 이 경기에 쏠린 관심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역시 올 시즌 스완지시티에 이적한 기성용이 팀 창단 101년 만에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완지시티는 3부 리그에서는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지만 프리미어리그와 FA컵, 리그컵 등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한 적이 없다. 잉글랜드 FA컵에서 두 차례 4강에 올랐을 뿐이다. 오히려 브래드퍼드가 FA컵 우승(1911년)을 한 차례 차지한 적이 있다.
스완지시티 홈페이지는 그래서 셀틱(스코틀랜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 기성용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기성용은 웨일스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수많은 한국 팬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다"며 "스완지시티 사상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웨일스온라인은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유명한 서울의 강남에도 기성용 덕분에 스완지시티 유니폼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며 "지역 팬들뿐만 아니라 한국 팬들까지 스완지시티를 응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완지시티는 이번 경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최근 스페인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 영입설이 나오고 있는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은 "내 개인적인 일은 이번 결승전이 끝날 때까지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힘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의 킬 패스와 올 시즌 15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3위를 달리는 미겔 미추(스페인)의 발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브래드퍼드 역시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각별하다. 결승전에서도 동화 같은 해피엔딩을 써낸다면 축구사에 남을 이변의 주인공이 된다. 브래드퍼드는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쓴 돈을 모두 합해도 7500파운드(약 1300만원)에 불과한 약체 팀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많다고 할 수 없는 스완지시티의 선수 이적료 총액 1436억원과 비교해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필 파킨슨 브래드퍼드 감독은 "여기까지 오면서 우리가 이길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잃을 게 없다. 선수들은 오직 4부 리그 팀의 첫 우승이라는 기적에 도전할 뿐"이라고 말했다. 애스턴 빌라전에서 팀을 결승으로 이끈 수퍼마켓 직원 출신의 제임스 핸슨, 전직 목사였던 골잡이 게리 톰슨, 고환암 수술을 딛고 일어선 골키퍼 매트 듀크 등으로 이뤄진 브래드퍼드의 응집력이 이변을 낳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브래드퍼드가 우승하면 1960년 창설된 리그컵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4부 리그 팀이 된다. 이번 우승팀은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획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