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서울이다"―. 서독 광부들 힘입어… 흑산도 어린이들 어제 오후 입경(入京).'
조국의 어린이들이 더 이상 자신들처럼 가난한 나라의 젊은이가 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일까. 1966년 파독 광부들은 전남 흑산도 초등학교에 성금을 보내 당시 섬 아이들로서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서울 구경'을 후원했다.
조선일보는 1966년 9월 13일자 사회면에서 파독 광부들의 성금으로 어린이들이 서울 구경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기사는 "흑산도 심리국민학교 어린이 26명은 자매결연한 서독 에센 광산의 우리 광부들이 보내준 여비로 책에서나 보던 서울 구경을 하기 위해 12일 오후 5시 태극호를 타고 서울역에 내렸다"면서 "가난해서 고무신도 제대로 신지도 못하는 이들 섬 어린이들은 서독에서 광부로 일하는 형님들이 보내 준 모자에 운동화 차림으로 서울역에 내리자 빌딩, 자동차, 지나가는 사람에 어리둥절 발길을 멈췄다"고 적었다.
서울 구경을 온 이선현(당시 13세)군은 "사람이 많고 집이 너무 커서 정신을 차릴 수 없다"고 말했다. 섬 아이들은 5일간 서울에 머물며 대통령과 국회의장을 만나고 케이블카도 타고 방송국도 구경하게 된다고 기사는 전했다.
김태우 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연합회 회장은 "당시 파독 근로자들은 조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었다"면서 "낙도 어린이 후원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