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는 '아웅산 테러 희생자 추모비'를 현지에 건립하는 방안에 대해 우리 정부에 적극 협조를 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추모비 건립 조사단을 이끌고 4일간의 현장 조사를 마친 후 귀국한 서정인 외교부 남아태국 심의관은 19일 "미얀마 당국이 추모비가 들어설 아웅산 국립묘지에 별도의 출입문을 내고 인근 시설과 구별되도록 조경을 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서 심의관은 "미얀마 외교부의 투란 탄트 진 의전국장이 '추모비 건립에 대해 한국이 부여하고 있는 관심과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테러 발생 30년이 되는 오는 10월 9일) 기한 내 추모비 완공을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미얀마 외교부는 내부 협의를 거쳐서 추모비 관련 안건을 관계 부처 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 외교부는 조만간 '아웅산 테러 희생자 추모비' 건립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우차우 소 양곤시 부시장은 한국 조사단을 추모비 부지로 안내하며 10월까지는 완공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우차우 소 부시장은 추모비를 아웅산 묘소보다 약간 낮은 10m선에서 건립할 것을 요청했으며,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지 않는 아웅산 묘지의 한국인 방문객 접근 허용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정부 조사단의 실사 결과 기초 공사에는 배수로 정비를 포함, 약 1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웅산 묘소를 조망할 수 있도록 일부 나무를 제거하고, 부지에 인접한 경호동을 가릴 수 있는 조경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서 심의관은 "미얀마의 우기(雨期)가 시작되는 5월 전에 공사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만간 민관 합동으로 '아웅산테러희생자추모비건립위원회(가칭)'를 발족시켜 추모비 설계 및 재원 조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은 1983년 당시 미얀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대통령을 겨냥한 폭탄 테러를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자행해 서석준 부총리와 이범석 외무부 장관 등 17명이 사망했다. 본지는 지난해 5월 이명박 대통령의 미얀마 국빈방문을 계기로 희생자 추모비 건립을 제안했고, 한·미얀마 양국은 지난해 말 아웅산 국립묘지 내의 경호동 건물 인접 부지에 추모비를 세우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