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 퇴임 직후 로펌(법무법인)에 들어가 16개월간 월평균 1억원씩 16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위직 판·검사 출신들의 전관예우(前官禮遇)가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황 후보자는 부산고등검사장 출신이다. 황 후보자는 "정당하게 변호사 활동을 하고 받은 돈"이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은 법원과 검찰 고위직 출신에겐 세금을 빼고 월 5000만원 안팎 수입을 보장하고 개인별로 사건 유치 실적에 따라 월급보다 많은 특별 보수를 준다. 로펌들은 변호사 선임서(選任書)에는 다른 변호사 이름으로 해 놓고 실제 사건 처리는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들에게 맡기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한다.

전관 변호사들은 법원·검찰 후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석 허가를 해달라' '집행유예로 풀어달라' '불구속 수사를 해달라'는 부탁을 한다는 것이다. 일부 검찰총장 출신은 외부 눈을 의식해 로펌 밖에 개인 사무실을 낸 뒤 로펌과 자문 계약을 맺고 '전화 변론'을 한다. 변호사 선임서를 내지 않고 변호사 활동을 하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다. 법원·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낸 법조인들이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개정된 변호사법엔 판·검사는 퇴직 1년 전부터 근무했던 법원·검찰의 사건을 퇴직 뒤 1년 동안 맡지 못하게 돼 있다. 로펌에 들어간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은 이 규정을 피해 가려고 선임서를 내지 않고 뒤에서 전화 변론을 하는 편법(便法)을 쓰고 있다. 법원장·고등검사장 정도의 고위직을 지낸 변호사들은 전국에 걸쳐 인맥이 형성돼 있어 전국 대부분의 법원과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고위직 출신이 전화 변론이라는 편법으로 외부 눈을 피하는 상황에선 이들의 변호사 개업을 일정 기간 아예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도 전관예우를 막기 힘들다.

법치(法治) 사회가 되려면 무엇보다 법을 적용하는 판·검사부터 법을 지켜야 한다. 대법관·법원장·검사장급 고위 간부 출신이 후배 판·검사들 앞에서 위법(違法)·편법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데 후배 판·검사라고 법을 엄격히 준수할 리가 없다. 판·검사들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국민더러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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