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장학사 시험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 14일 구속된 충남교육청 소속 김모(50) 장학사가 경찰 조사에서 "김종성 충남교육감에게 (문제 유출과 관련) 일부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경찰청은 김 교육감을 15일 오전 9시 5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10분 동안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김 교육감이 장학사 시험문제 유출에 관여한 '위계에 의한 공무 집행 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교육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사전 구속 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속된 조모 장학사도 경찰 조사에서 "김 장학사가 '교육감도 알고 계시다'고 말해 그런 줄 알고 문제 유출을 공모했다"며 "하지만 문제를 알려준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은 김 교육감 모르게 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에서 김 교육감은 장학사 선발 시험문제 유출 비리 개입 의혹에 대해 "(연루된 장학사들에게) 문제 유출과 관련해 지시한 적이 없고 이런 일이 진행되는지도 몰랐으며 돈을 받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김 교육감이 구속된 김 장학사로부터 대포폰을 받아 쓴 부분도 추궁했다. 김 교육감은 "감사 담당인 김 장학사가 건넨 차명 휴대전화를 업무와 관련해 보고받는 업무용으로만 썼고 다른 용도로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환조사를 마친 뒤 김 교육감은 기자들에게 "문제 유출을 지시한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으로 도민들께 걱정을 끼쳐 정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변호사와 함께 충남경찰청에 출석할 때에는 "참담하다.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김 교육감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함에 따라, 경찰이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느냐 여부가 수사 향배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찰은 "김 교육감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며 "확인할 내용이 많고 시간 관계상 충분히 조사하지 못해 조만간 소환 조사를 한 차례 더 한 뒤 신병 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작년 7월 치른 충남교육청 장학사 선발 시험에 응시한 교사 18명에게 시험 문제를 빼내 알려주고, 그 대가로 2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충남교육청 소속 노모 장학사 등 장학사 3명과 돈을 건넨 교사 1명을 구속했다.
충남 교육감들은 그동안 비리로 잇따라 중도 하차했다. 2000년 취임한 강복환 전 교육감은 승진 후보자 2명에게 뇌물 1100만원을 받고 심사위원에게 높은 점수를 주도록 지시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받고 중도 하차했다. 2008년 첫 도민 직접투표로 재선에 성공한 오제직 전 교육감도 선거운동 기간 전 유권자들에게 전화로 지지를 요청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자 임기 시작 석 달 만에 자진 사퇴했고, 벌금 10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이어 김종성 교육감까지 경찰에 소환되자, 교육감이 또 불명예 퇴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교육계 내부에선 내년에 치러질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선거 때 쓸 자금 마련을 위해 일부 장학사가 교육감에게 과도한 '충성 경쟁'을 하려 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