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인터뷰. 이스탄불(터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태균 아저씨! 맨날 남자 소개시켜준다고 얘기하시더니 그 다음은 꼭 연락이 없으시더라고요. ㅎㅎ." "너는 질문이 이게 뭐냐. 더 재밌는 질문을 해야지."

세계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답게 입담도 '월드 클래스'였다.

스포츠조선의 히트상품 '10대1 인터뷰'의 이번 주인공은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 김연경(25·터키 페네르바체)이다. 스포츠조선은 최근 김연경을 터키 이스탄불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유쾌·상쾌·통쾌했다.

언니를 따라 시작한 배구. 벌써 15년이 흘렀다. 꿈은 이뤄졌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여자배구 강국 일본은 김연경을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라고 칭찬한다. 한국이 낳은 보물이다. 지난시즌 '꿈의 무대' 유럽마저 평정했다.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유럽배구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차지했다. 첫 출전한 올림픽은 아쉬움이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김연경이 없었다면, 4강 신화도 없었다. 김연경은 당당하게 올림픽 MVP와 득점왕에 등극했다.

25년 만에 모든 걸 이뤘다. 그러나 그녀의 욕심은 끝이 없다. 김연경은 "몸이 따라준다면 오랫동안 배구를 하고 싶다. 물론 지금처럼 재미있다고 생각돼야 하고 내가 즐길 수 있을 때까지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혼기가 찼지만, 결혼은 아직 먼 미래의 얘기다. 그는 "결혼은 선수생활을 마치고 하고 싶다"고 했다.

10대1 답변 속에 김연경의 과거와 현재가 담겨 있다. 그녀의 솔직하고, 털털한 매력도 녹아있다.

ㅡFA문제로 상당히 힘들었을텐데 터키에서 잘하고 있는 것이 존경스럽다. 예전에는 연락도 종종 했는데 그 일 이후에 연락 한번 없는 것이 나때문인가?(김태균·31·한화 이글스 야구선수)

▶아저씨! 반가워요. 맨날 남자 소개시켜준다고 얘기하시더니 그 다음은 꼭 연락이 없으시더라고요.(웃음) FA문제로 힘들 때 아저씨가 '힘내'라는 문자를 주셔서 너무 감동했고 감사했어요. 이번에 시즌 마치고 한국 돌아가면 꼭 밥사주세요. 연락할께요!

ㅡ연경아, 선수는 언제까지 할거니? 결혼은 언제 할건지 궁금하다.(김형실 전 여자국가대표팀 감독·62)

▶몸이 따라준다면 오랫동안하고 싶어요. 물론 지금처럼 재미있다고 생각돼야 하고 제가 즐길수 있을 때까지가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감독님, 벌써 무슨 결혼 얘기를 물어보시나요? 아직 저는 어린데.(웃음) 결혼은 선수생활을 마치고 하고 싶어요.

ㅡ터키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데 외롭지 않은가. 터키 친구들도 사귀었니.(문성민·27·현대캐피탈)

▶안녕하세요! 반갑네요. 오빠도 터키에서 혼자 생활해봐서 아시겠지만 당연히 외롭죠. 하지만 터키 한인회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도 많이 와주셔서 너무 좋아요. 터키 일반안 친구들은 없어요. 아직 터키말을 할줄 모르니. 그러나 배구선수들과 많이 친해서 쉬는 날에 친구들과 쇼핑도 하고 밥도 먹어요.

ㅡ혼자 생활하면서 요리도 많이 할텐데. 가장 자신있는 요리가 무엇인가요.(양효진·24·현대건설)

▶김치찌개가 가장 자신있어. 그리고 다른 음식도 많이 늘었는데 자신은 없네.(웃음) 네가 음식 배워서 터키로 와라! 와서 언니 음식도 해주고. 그런데 너는 질문이 이게 뭐냐. 더 재밌는 질문을 해야지. 나에 대해 많이 알고있으면서.(웃음)

ㅡ뭐든지 잘 먹는 건 알고 있지만 터키 음식은 입에 잘 맞니?(한송이·29·GS칼텍스)

▶터키 음식이 생각보다 너무 맛있고 입맛에 잘맞아요. 그러나 가끔 고기에 냄새나는게 있어서 냄새가 심한 음식들은 못먹어요.(ㅜ.ㅜ) 그리고 뭐든지 잘먹는다니요! 그래도 내가 언니 보다는 덜 먹지요. 이제 음식에 욕심 그만 부리고 동생들 좀 많이 나눠줘요! 이스탄불(터키)=박상경·김진회 기자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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