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북한 2차 핵실험 직후인 2009년 8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주재로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를 열어 격론 끝에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판단했다. '북한 체제 안정'을 '북한 비핵화'보다 우선순위에 놓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후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할 때마다 말로는 비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체제 안정'이라는 1순위 명제를 위해 북한이 어떤 도발을 해도 식량과 석유를 원조하는 등 '산소호흡기'를 달아줬다. 북한 문제와 북핵 문제를 분리하다 보니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북한은 자가당착에 빠진 중국을 십분 활용했다. 식량·석유·생필품은 물론 탄도미사일 발사 차량의 바퀴까지 중국에서 수입했다. 북한의 대중 무역의존도는 1차 핵실험 때인 2006년 40% 수준에서 현재는 70%를 훌쩍 넘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뒷문'을 열어준 중국 때문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런데도 중국은 "북한 핵개발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태도다. 북한이 사망 선고를 내린 '6자회담 재개'만 10년 가까이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략적 자산'으로 판단했던 북한이 갈수록 '발등의 도끼'가 되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4일 "북한 핵실험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군사력 증강의 빌미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날 "미국 등이 북한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뜻을 표시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더 자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왕판(王凡)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장의 분석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만약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급속히 개선한다면 중국은 핵을 가진 친미 국가와 국경을 맞대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북한 핵을 빌미로 일본은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미국은 '아시아 복귀'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두 중국이 최악으로 생각하는 시나리오다. 그동안 중국의 '북한 감싸기'가 결과적으로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형국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