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츠 돔'은 제과제빵 대한민국 명장(名匠)인 홍종흔씨가 2001년 만들어 키운 곳이다. 마인츠 돔은 지난해 말 카페베네에 인수됐다. 사업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경영보다는 좋은 빵을 만드는 일이 좋은 홍씨의 '꿈'과 맨땅에서 국내 1위 커피 전문점을 일군 카페베네 김선권 대표의 '야망'이 만난 것이었다.
홍씨는 세계 최고의 빵을 만들고, 김 대표는 그 빵을 들고 세계로 나가기로 했다. 홍씨는 기술책임자로 계속 일한다. 김 대표는 미국 맨해튼을 비롯해 세계로 진출하는 카페베네와 마인츠 돔이 기가 막힌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했다. 이 두 사람의 의기투합이 최근 뜻밖의 장벽에 막혔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제과점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 카페베네'가 운영하는 마인츠 돔은 동네 빵집의 생존권 위협자가 돼버렸다. 500m 안에 동네 빵집이 있으면 점포를 낼 수 없고, 그걸 피한다고 해도 점포 개수 확장은 1년에 2%로 묶이게 됐다. 13개 점포를 가진 마인츠 돔은 1년에 0.2개를 낼 수 있다. 김 대표는 "외국에만 점포를 내면 되겠지만 국내의 성장 없이 해외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마인츠 돔이 '장인이 주인인 빵집'으로 남았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다만 홍종흔씨의 사업이 순탄하게 성장한다고 해도 매출액 200억원, 직원 200명 고용에서 멈춰야 한다. 그 이상으로 크면 대기업이 돼 규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전국에 수천 개의 가맹점을 가진 한국 1위의 제과점 체인도 이번 조치에 "사업 기반마저 허물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래도 그 체인은 성장은 어렵지만 역설적으로 '영원한 1등'은 굳히게 될 것이다.
동반위는 이번 조치로 난타당하고 있다. 햄버거는 왜 빠졌느냐, 기준이 뭔데 저 회사는 안 들어가느냐 등 업종과 해당 기업 선정을 둘러싼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동반위는 적합 업종 발표 후 해당 기업 수를 몇 번이나 바꾸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스스로 '누더기 규제'임을 증명한 것이다. 몇 가구 살지도 않는 시골도 500m, 유동인구가 바글바글한 서울시내 한복판도 500m로 똑같이 거리 제한을 한 것도 코미디다. 목 좋은 곳의 동네 빵집은 이권(利權)을 갖게 됐다.
동반위는 "우리는 민간 위원회이므로 강제 규제가 아니다"고 맞섰다. 프랜차이즈협회가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하자 행정소송 대상이 아니라고 항변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기업들은 더 괴롭다. '합의'를 기반으로 해야 할 민간 위원회가 '강제 권고'에 나서고, 이 강제 권고를 알아서 지탱해줄 구청이나 세무서의 유기적 연결구조를 기업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들은 박근혜 당선인이 "30년 이상 동네에서 빵집을 운영했던 분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말한 이후 동반위가 강경해졌다고 믿고 있다.
2년 전부터 우리 사회의 화두가 돼 온 '자본주의 4.0'은 '동반 성장'이란 말과 잘 어울린다. 그러나 최근의 동반성장위원회는 '동반결박위원회' '동반규제위원회'라는 이름과 더 잘 어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