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핵실험을 진행한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핵확산 방지, 동북아의 평화·안정 유지는 중국의 굳건한 입장"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준수하고, 더 이상 국면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취하지 말 것을 강렬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도 이날 오후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를 초치해 강한 불만의 뜻을 표시했다. 중국 외교부장이 핵실험과 관련해 주중 북한 대사를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양 부장은 이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도 전화 회담을 갖고 대책을 협의했다.
실제 중국은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이다. 북·중 관계를 중시해온 중국 전문가 사이에서도 유엔 안보리 제재와 별도로 중국 내 북한 자산 동결 같은 중국 단독의 제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번 핵실험은 중국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체제에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로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시점에 이뤄졌다. 시 총서기는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린 뒤에야 주석직을 넘겨받아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가 된다. 북한은 이런 과도기에 한 차례 장거리 로켓 발사(지난해 12월)에 이어 3차 핵실험까지 실시하면서 시 총서기의 인내력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았다. 중국은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에 참여하고, 세 차례나 주중 북한 대사관 고위 인사를 초치하는 등 강도 높은 압박을 가했지만 결과적으로 체면만 잔뜩 구겼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하의 남북 대화 재개→북한의 경제 개혁 유도→6자회담 재개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추진'의 선순환을 기대했던 시 총서기의 한반도 구상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미국연구소장은 "북·중 관계는 10년래 최악의 국면"이라면서 "중국이 대북 정책을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강경 분위기가 북한을 버리는 쪽의 전략적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 내 전문가들의 일반적 시각이다. 북한이 한·미·일 3각 동맹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 전략에 맞설 유일한 대항 카드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내 북한 전문가는 "중국은 일단 한·미·일 3국의 대응 과정을 관망할 것"이라면서 "어떤 형태로든 중국이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이익을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중국의 최대 이익은 북한의 안정적인 체제 유지이다. 북한이 붕괴하면 대규모 탈북 난민이 중국 동북 지방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1500㎞ 국경을 마주해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 중국 내 주류의 시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이 이번 핵실험에 대해 석유·식량 원조 중단 같은 북한 체제를 뒤흔들 카드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이다. 무력 제재를 포함하는 유엔 헌장 7조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들어가는 것에도 반대할 것으로 베이징 외교가는 보고 있다.
중국 외교부 산하 외교학원의 쑤하오(蘇浩) 아·태연구소장은 "3차 핵실험이 북·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양국 간 정상적인 관계는 유지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제재에도 반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