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캐치올(catch-all·전면적 감시)'을 언급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2087호)에도 불구하고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에 별 타격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한다는 지적이다. 외교가에선 "외교적 수단의 효용은 이제 다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식량·원유·코크스탄 등 북의 3대 전략 물자 틀어막을 수 있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의 해법은 군사적 옵션을 빼면 이제 북한 정권이 위태로움을 느낄 수준의 징벌적 제재를 가하든지, 북한 정권을 교체하든지, 양자택일 문제로 압축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징벌적 제재 카드는 중국이 동참해야 실효성이 있다. 중국은 매년 북한에 곡물 30만~40만t, 원유 50만t, 코크스탄 120만~130만t을 공짜 또는 헐값에 제공하는 최대 후원국이다. 식량 30만~40만t이면 북한의 한 해 식량 부족분(60만~80만t)의 절반에 해당하며, 원유 50만t은 한 해 석유 소비량의 절반에 육박한다. 중국의 코크스탄 지원이 없으면 북한의 철강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대북 제재의 실효성 여부는 북에 들어가는 이 3대 전략 물자를 틀어막을 수 있도록 중국을 설득하는 데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박병광 연구위원은 "중국이 북한 정권의 생존을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는 시각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북 정권 교체까지 염두에 둔 압박"
대북 제재가 실효성이 없다면, 북한의 정권 교체를 겨냥한 정책을 개발·집행하는 일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대북 소식통은 "역대 우리 정부는 대대로 '북을 붕괴시킬 의도가 없다'고 해왔지만 북한의 핵보유국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마당에 그런 여유를 부릴 수는 없다"고 했다. 2011년 초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과 같은 민주화 시위가 북한에서 대규모로 조직될 수 있도록 북한 내부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다른 건 몰라도 주민 통제 능력에선 세계 1등"이라며 "북한은 시민사회 구축이나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혁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북한 전역에 300개가 넘는 장마당을 정권 불복종 운동의 불쏘시개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전직 정부 고위 관료는 "북한의 장마당 확산은 북한 당국의 통제가 잘 먹히지 않는 영역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라며 "장마당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