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1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 혁명 34주년 기념식에서 "이란은 이제 핵국가다. 이란의 적들은 울상일 것이다"라고 발표했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이날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는 수만여명의 인파가 모여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슬람 혁명 34주년 기념식이 거행됐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 가운데 등장해 "이란이 핵국가가 됐다. 서방국가들은 이 나라의 진정한 개혁을 방해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슬람 혁명을 기리고 동시에 이란의 반미 정책을 지지하는 집회는 테헤란뿐 아니라 에스파한·마샤하드·쉬라즈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진행됐다고 이란 정부가 밝혔다.

'이란 혁명' '호메이니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이슬람 혁명은 1979년 2월 11일 이슬람교 시아파(派) 지도자 호메이니를 중심으로 한 세력이 친미(親美) 정권 성향의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란이슬람공화국을 세운 사건이다.

당시 이란 국민 상당수는 미국의 적극적 지원과 석유수입을 통한 재정안정에 기댄 채 국정을 소홀히 한 팔레비 왕조에 불만을 품고 이슬람 혁명을 지지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이같은 조짐을 인지하지 못해 결국 팔레비 왕조의 이란을 잃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냉전 시기에 소련과 대치하고 있던 미국은 이란을 통해 소련을 견제했으며 중동전쟁으로 인한 오일쇼크 속에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석유를 조달했다. 이처럼 우방이던 미국과 이란이 앙숙으로 갈라진 놓은 사건이 바로 이슬람 혁명이다. 최근에는 미국 헐리우드에서 이슬람 혁명 과정에서 이란인들이 이란 주재 미 대사관을 점거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미국·이스라엘 등은 이란이 겉으로 핵에너지를 개발한다고 하면서 은밀히 핵무기를 제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경제제재를 통해 이란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