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대 대한체육회장 자리를 놓고 김정행(70)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이에리사(59)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맞붙게 됐다.

대한체육회는 입후보 마감 시한인 7일 김 부회장과 이 의원이 각각 5개 정가맹단체의 추천을 받아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추첨 결과 김 부회장이 기호 1번, 이 의원이 기호 2번을 배정받았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여자 후보가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엘리트 경기인 출신끼리 대결을 펼치게 된 것도 최초다.

김정행 부회장은 1967년 도쿄 유니버시아드 라이트헤비급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이 의원은 1973년 사라예보 탁구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대한민국 사상 처음으로 구기 종목 금메달을 따낸 스타 출신이다.

1920년 대한체육회 전신인 조선체육회가 창립된 이후 현 박용성 37대 회장까지 총 32명의 역대 체육회장 중 경기인 출신은 럭비 선수를 거쳐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체육회장을 맡았던 고(故) 김종렬 명예회장 한 명뿐이다.

38대 체육회장 선거는 최초의 성(性) 대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임명직인 체육회 부회장에 오른 여성 인사는 꽤 있었으나 선출직인 회장에 도전하는 것은 이에리사 의원이 최초다. 여성 첫 태릉선수촌을 역임했던 이 의원은 지난달 출마 선언에서 "여성 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시대와 사회가 달라졌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했다.

두 후보의 대결은 같은 대학 총장과 교수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용인대의 전신인 유도대 강사를 시작으로 후진 양성에 힘썼던 김 부회장은 1994년부터 지금까지 용인대 총장을 맡고 있다. 이에리사 의원은 탁구 여자 대표팀 코치와 감독 등을 역임한 이후 2000년 김정행 부회장이 총장으로 있는 용인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김정행 부회장과 이에리사 의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각각 선수단장과 선수단 총감독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인연이 각별했던 두 사람은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놓고 배수의 진을 쳤다.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당선되면서 용인대 휴직 중이었던 이에리사 의원은 최근 사표를 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월 대한유도회장 6선(選)에 성공했으나 대한체육회에 출마하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차기 체육회장은 22일 오전 11시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대의원 총회에서 투표로 선출된다. 체육회 대의원은 55개 정가맹단체장과 이건희·문대성 등 두 명의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그리고 선수위원회 위원장 등 58명이다.

그러나 선수위원장인 이 의원이 직접 출마하면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국제복싱연맹(AIBA)으로부터 잠정 제명 처분을 받아 관리 단체로 지정된 복싱연맹도 투표권이 없다. 내분에 휩싸인 스키연맹도 22일까지 회장을 선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회장을 뽑지 못한 세팍타크로, 댄스스포츠, 조정 등은 2월 17일까지 자체 총회를 열어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