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차 두현(이선균)은 못난 남자다. 사랑에 빠져 결혼한 아내 정인(임수정)이 따박따박 잘 따지고 히스테리를 부린다고 해서 헤어지려 한다. 그런데 이혼 얘기를 꺼낼 배짱도 없는 그는 고민 끝에 희대의 바람둥이 성기(류승룡)에게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부탁한다.

정인은 잘난 여자다.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쏘아붙이는 말본새가 얄밉긴 하지만 들어보면 이치에 어긋난 말이 없다. 겉으로 강한 척해도 그는 남편의 무심함을 온몸으로 이겨내려고 애쓰는 여린 여자다.

성기는 능력자다. 온갖 외국어를 구사하고 요리와 운동에 능한 부자인 데다 여자를 감동시킬 이벤트도 벌일 줄 안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능력은 재잘거리는 정인에게 귀를 기울인다는 것. 정인이 필요했던 건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남자였다.

민규동 감독의 '내 아내의 모든 것'은 헤어지려는 남자로 시작하지만, 결국은 사랑을 갈구하는 세 남녀로 발전하는 영화다. 이 좌충우돌의 핵심은 성기다. 오글거리는 말투와 말도 안 되는 상황마저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여자를 향한 그의 집념은 사랑스러울 정도다. 전형적인 미남이 아님에도 바람둥이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낸 류승룡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영화가 좀 심심했을 것이다. "그 사람이 변해서 내 사랑도 변했다"는 말을 하긴 쉽지만 알고보면 변한 건 자기 자신일 수도 있다. "결혼 전과 후, 아내의 모습이 다르다"던 두현도 아내가 그를 떠날 수도 있다는 위기가 닥쳐와야 그 사실을 깨닫는다. 이 영화는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이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