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줄곧 떨어지기만 하던 스페인 집값이 지난달에는 모처럼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페인 주택시장이 지표상으로는 나아지고 있다고 해서 침체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부동산 정보 업체 포토카사는 6일(현지시각) 스페인 IESE 경영대학원과 함께 조사한 지난달 스페인 내 평균 주택 가격이 제곱미터당 1890달러를 기록, 1891달러를 기록했던 전달과 거의 비슷했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36개월 동안 연속으로 내리기만 하던 집값에 제동이 걸린 것.
특히 스페인 수도이자 금융 중심지인 마드리드의 주택가격은 제곱미터당 2965달러로 전달보다 0.3% 올랐다.
금융위기 이전 스페인 국민은 따뜻한 남쪽 국가를 찾아온 독일·영국 은퇴자들을 겨냥해 새 주택을 대거 지었다. 건설 경기가 살아났고, 독일 등의 대형 은행들이 스페인 은행에 자금을 융자해주면서 대출금리는 10%대에서 3~4%대까지 내려갔다. 반면 연간 주택건설량은 1990년대 20만채 정도에서 2000년대 70만채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이후,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거품이 가라앉았고, 스페인은 3년이 넘도록 어려움을 겪어왔다. 외국인 자금이 한창 몰리던 2007년 4월 정점을 찍었던 주택 가격은 6년간 30%가 넘게 떨어졌다.
작년에는 결국 부실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던 스페인 은행권이 트로이카(ECB·IMF·EC)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집값 하락세는 멈췄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거래가 여전히 적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회복됐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전문가를 인용해 "주택 거래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실거래가는 이보다 20~25%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은행권에서 집을 사겠다고 대출을 해간 사람들 가운데 이자를 연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모기지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는 것도 부동산 시장에는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페인 모기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모기지 대출 연체 비율은 3.5%를 기록, 6년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