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가 한쪽으로 휘어 오랫동안 코막힘 증세를 보여온 취업 준비생 이모(25)씨는 수술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말 서울 명동의 C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원장은 최씨의 코를 들여다보고 엑스레이 검진을 한 후 "콧대가 안에서 두 번 휘었다"며 "코로 숨을 쉬려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완벽하게 나으려면 콧대를 높이는 코 성형술도 함께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휘어진 콧대를 바로잡는 수술만 하면 150만~200만원, 코 성형까지 포함하면 300만~350만원이라고 했다.

하지만 코 성형을 같이해야 한다는 이곳의 권유는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게 전문의들의 평가다. 둘은 별개의 수술일뿐더러 코 성형을 같이해야 할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휘어진 콧대를 바로잡는 수술은 일종의 기둥 공사이고, 코 성형은 지붕 공사다. 코 성형은 미용 목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이비인후과 의원이 수술 두 개를 묶어 환자들에게 과잉 진료하는 경우가 흔하다. 인터넷에 광고를 하며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콧대가 휘어 고생하던 양모(25)씨도 지난해 서울 강남역 근방의 S이비인후과에서 수술 두 개를 동시에 받았다. 이후 양씨는 코 성형 부작용에 시달리면서 코에 기형이 발생했다. 양씨는 현재 의료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 병원들이 콧대를 바로잡는 수술비로 150만~200만원을 받는 것도 과잉 진료라는 지적이다. 이 수술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으로 통상 환자들이 내는 수술비는 50만~60만원이다. 하지만 이 병원들은 "내시경 수술도 한다" "초음파 가이드 수술을 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진료비를 3~4배 받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