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중국]

"北 핵실험땐 시진핑에 악영향… 中정부 주도 투자 끊어질 것
韓·中 관계, 언론보도 이상으로 좋지만 北·中은 그 이하"

오는 24일로 임기를 마치는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본지 양상훈 편집국장, 박두식 정치부장과 2시간 10분 동안 인터뷰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이 약 1년 전부터 우리나라와 한반도 통일 이후에 대한 이야기에 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막는 데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북·중 관계는 어떻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중국에 관한 한 있는 그대로 얘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한·중 관계는 언론에 보도된 것 이상으로 좋고, 북·중 관계는 언론에 보도된 것 이하다. 작년 4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 후에 중국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김정은' '지도자' 이런 말을 안 하더라. (김정은을) '젊은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데 깜짝 놀랐다. (중국 사람들과) 사석에서 통일에 관한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건 상상할 수 없는 변화다. 중국 사람들은 '통일'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하나가 됐을 때'로 얘기한다. 이런 진지한 대화가 한·중 간에 이뤄진 건 1년 정도 된다. 그전엔 그런 비슷한 얘기만 해도 (중국 측이) 말을 돌렸었다. 중국 내에서 '대한민국 중심으로 통일이 되는 게 중국 국익에 반하지 않는다'는 논문이 통용되고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중 정부 차원보다는 신뢰할 만한 민간 차원에서 모여 (통일 후)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대화를 할 때가 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2008년부터 임기 5년간 발생했던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작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 직후인 5월 중국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김정은을 ‘지도자’ 대신 ‘젊은 사람’이라고 지칭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북한이 중국의 반대에도 3차 핵실험을 하면 북·중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북 핵실험은) 처음 출발하는 시진핑 총서기에게 상당히 나쁜 영향을 줄 거다. 겉으로는 북·중 관계가 끊어진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중국은 앞으로 정부 차원의 대북 투자를 하지 않을 거다. 중국에선 정부가 투자하지 않으면 민간도 투자하지 않는다. 북한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그렇게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국과 안보 문제에서 협력은 어느 정도로 이뤄지고 있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후 합동참모본부에 가서 '우리 영토를 공격받으면 발원지는 물론이고 지원 세력까지 육·해·공으로 공격하라'고 했다. 당시 북한이 '남한이나 미국은 절대 보복을 못한다'고 믿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에 이런 지시를 내렸다. 이 방침을 정한 뒤 내가 중국에 통보하고, 중국 쪽에 '북한에도 통보해달라'고 했다. 이에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북한에 가서 통보한 뒤 나한테 와서 북에 통보한 사실을 알려줬다. 국방부를 통해서 미국에도 이 방침을 알렸다. 그러자 미국 쪽에서 '발원지 외에 지원 세력까지 공격하면 문제가 확대되지 않겠나'라고 했으나 내가 강하게 얘기해서 미국이 이해했다. 그것이 북한의 도발 억제에 도움이 많이 됐다. 북한 같은 호전적 세력엔 협상과 구걸로 (평화를) 살 수 없고 결국 우리가 더 강하고 행동으로 옮긴다는 의지를 보여야 도발을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