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 Y대를 졸업한 취업 준비생 A씨는 자기 앞으로 건강보험증이 나와 깜짝 놀랐다. 취업한 적도 없는 한 업체에 A씨가 근무하는 것으로 돼 있었던 것이다. 알고 보니 그 업체는 Y대 교수가 운영하는 업체였다. 대기업 공장의 교육생으로 입교 예정이었던 A씨는 "미취업자여야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학교에서 멋대로 취업을 시켰다"며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항의했다.

대학들의 '취업률 부풀리기' 행태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취업률은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 대학을 선정하거나 예산 지원 대학을 선정할 때 활용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정부가 취업률을 조사하는 시점에 일시적으로 취업률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거는 것이다.

대학들이 취업률을 부풀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기 대학에 졸업생을 취업시키는 것(교내 취업)이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감사 결과 경남 G대는 취업을 못한 졸업생 271명을 후배들을 가르치는 '튜터'로 3개월간 단기 채용했다. 튜터는 매일 근무하게 되어 있지만 이들은 일주일에 2~3일밖에 근무하지 않았다.

대학은 또 교수나 교수의 가족·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졸업생들을 가짜로 취직시켜 서류상 취업자 통계에 올리는 '유령 취업'을 시키기도 한다. 충청도의 B대 한 교수는 재작년 자신이 설립한 산학 협력 업체에 졸업생 9명을 '유령 취업'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허위 취업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취업 학생에 200여만원의 급여를 지급한 후 다시 자신의 조교 계좌로 돌려받았다.

경기도 J대의 한 과는 재작년 취업을 안 한 졸업생 12명의 도장을 만들어 교수 등 지인의 업체에 허위 취업시켰다. 충남 G대는 학과장 남편이 운영하는 업체에 졸업생 3명을 허위로 취업시켰고, 강원도 K대도 교수 지인이 운영하는 6개 업체에 졸업생 20명을 취업시킨 것으로 거짓 서류를 꾸몄다.

대학들의 취업률 부풀리기가 만연하자 정부도 뒤늦게 이 같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주요 대학 평가에 '유지취업률'(취업자가 일정 기간 계속 취업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을 반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