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6)이 다저스 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첫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애리조나의 글렌데일에 있는 LA다저스 구단의 스프링캠프. 오전 9시30분쯤 한국 프로리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류현진(26)이 구단 직원, 한국인 에이전트와 함께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저스 투수와 포수들의 스프링캠프 소집일은 12일이지만 선수가 원하면 조기 합류가 가능하다.
지난해 연말 미국에 도착해 LA 인근에서 개인 운동을 해 왔던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밤 LA를 출발해 애리조나까지 약 340마일(547㎞)의 거리를 차량으로 6시간 걸려 이동했다. 이미 다저스의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와 중심 타자인 맷 캠프도 예정보다 일찍 캠프에 합류에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간 상태다.
류현진은 곧장 라커룸에서 다저스 훈련복으로 갈아입고 나서 인근에 있는 연습구장으로 이동해 스티브 다우니 구단 트레이너와 단둘이 15분 정도 가벼운 체조와 달리기로 '예열'을 끝낸 다음 연습구장 외야에서 캐치볼을 시작했다. 류현진이 다저스 훈련복을 입고 구단 트레이너와 훈련을 한 건 처음이다.
현장에는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과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사상 첫 여성 수석트레이너인 수 팔소니(39)가 류현진의 훈련을 지켜봤다. 단장이 선수 한 명의 훈련을 보기 위해 직접 훈련장을 찾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류현진에 대한 기대감과 그의 팀 내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저스는 작년 12월 류현진과 6년 총액 3600만달러(약 390억원)에 계약하는 등 올 시즌 목표를 우승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저스는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24년간 6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에 오른 적이 없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새롭게 영입한 잭 그레인키 등과 함께 우승을 이끌 주력 선수로 기대하고 있다.
팔소니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류현진이 공을 던지는 모습을 촬영하며 그의 몸 상태를 유심히 관찰했다. 류현진은 트레이너와 약 40m 정도 간격을 두고 50개 정도의 공을 가볍게 던지는 롱토스(long toss)로 야외 훈련을 끝냈다.
실내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도중 만난 류현진은 "하루라도 빨리 운동에 전념해 미국 진출 첫해인 올 시즌을 남보다 더 잘 준비하고 싶었다"며 조기 캠프 합류 이유를 설명했다.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류현진의 임시 통역을 맡은 다저스 직원 마틴 김씨는 "캠프 공식 개막일까지 언론 인터뷰는 안 된다"며 제지했다. 류현진은 이후 실내 연습장에서 한 시간 정도 웨이트트레이닝과 스트레칭으로 첫날 훈련 일과를 마쳤다.
'대한민국의 에이스'는 시종 여유가 넘쳐 흘렀다. 훈련을 끝내고 다저스 구단 운영팀장인 스콧 아카사키와 캠프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아직 영어가 서툴러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동료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날 오후엔 다저스 캠프에서 약 20㎞ 떨어진 서프라이즈에 위치한 KIA와 넥센의 훈련 캠프를 찾았다. 류현진은 캠프가 공식으로 문을 여는 2월 12일 전까지는 트레이너와 함께 개인 훈련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