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미국 안톤 오노(Anton Ohno·31)의 ‘헐리우드 액션’에 올림픽 금메달을 뺏긴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김동성(33)이 오노와 같은 얼음판에 섰다. 경쟁이 아닌 화합을 위해서였다.

다음은 TV조선 보도내용.

[- 해당 기사에 대한 TV조선 동영상 보기]


[앵커]
2002년 동계 올림픽 오노의 '헐리웃 액션' 기억하시죠? 김동성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금메달을 빼앗겨 온 국민과 함께 안타까워했었는데요. 앙숙이자, 라이벌 김동성과 오노가 오늘 빙판 위에서 만났습니다.

이정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전설의 라이벌' 김동성과 오노가 온다는 소식에 강릉 실내 빙상장은 오전부터 북적였습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김동성이 날선 농담으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인터뷰] 김동성 /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오노요? 라커룸에서 아까 만났어요. 살이 너무 많이 쪘더라고요. 자기관리를 좀 안 한 것 같아요."

팬들이 기대한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적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노가 먼저 3조 경기에 첫 번째 주자로 나섰습니다. 장애인 동료가 넘어지자 재빠르게 차례를 이어받으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습니다.

이어 등장한 김동성 역시 은퇴한지 1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날렵했습니다. 11년 전 오노의 헐리웃 액션을 패러디하는 재치까지 발휘했습니다.

참가선수 모두가 메달을 받는 특별한 시상식. 드디어 김동성과 오노가 같은 얼음판 위에 섰습니다.

[인터뷰] 김동성 /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스페셜올림픽을 통해서 저희가 한 얼음판에 은퇴한 선수들이 다 같이 모여서 봉사를 하고 이렇게 좋은 추억을 쌓았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안톤 오노 / 전 미국 쇼트트랙 대표
"날씨도 춥고 빙판도 차갑지만, 이 경기장의 에너지는 무척 따뜻했습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스페셜올림픽서 둘은 더이상 적이 아니었습니다. 1등과 꼴찌 장애인과 비장애인, 심지어 10년 넘게 앙금을 쌓아온 라이벌도 평창 스페셜 올림픽에서는 모두 같은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