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 피겨계가 모처럼 자신감에 들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미 피겨선수권대회에서 애쉴리 와그너(21)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그레이시 골드(17)에 대한 기대감에서다.

골드는 이 대회에 첫 출전한 탓인지 쇼트 프로그램에서 극심한 난조를 보여 1위인 와그너에 무려 13.49점이나 뒤졌다. 그러나 프리 스케이팅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따라 골드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이 주어졌다. 미국에 배정된 티켓은 두 장에 불과해 골드는 와그너와 함께 꿈의 무대에 진출한다.

1988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브라이언 보이타노는 28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골드의 연기는 환상적(spectacular)이었다"며 "그가 와그너를 제치고 우승을 했다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스캇 해밀턴(1984년 올림픽 챔피언) 역시 "골드가 쇼트에서 실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 처럼 압도적인 점수차이로 우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올림픽에서 2위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에 23.06점,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6.42점의 압도적인 차이로 금메달을 따냈다.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 챔피언인 새라 휴스도 골드가 내년 소치 올림픽에서 미국에 메달을 안겨줄 유망주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번 미 선수권대회를 2연패한 와그너는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김연아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그는 "김연아와 대적하기 위해선 트리플, 트리플 점프 컴비네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남은 기간동안 트리플 점프의 완성도 높이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