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뻔했던 청년이 29일 오후 6시 강원 평창 용평 돔에서 열릴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감동의 애국가를 부른다.
4200여명 참가자 앞에서 애국가를 부를 박모세(21·삼육재활학교)는 1992년 태어나자마자 후두부 두개골이 없어 그 틈으로 뇌가 흘러나오는 뇌류(腦瘤) 판정을 받았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병원에선 "생존확률이 0%"라고 했다. 하지만 부모는 출산을 고집했다.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대뇌의 70%, 소뇌의 90%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다. 담당의는 "생명을 유지해도 뇌의 대부분을 절단해서 보고, 말하고, 듣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모세는 의사 말처럼 앞을 잘 보지 못한다. 오른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고 왼쪽도 희미하게 사물을 짐작할 정도다. 혼자서는 걷기도 어렵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엄마'라는 말도 하지 못하던 박모세는 다섯 살 때 말문이 갑자기 터지면서 주기도문을 줄줄 외웠다. 듣고 기억했던 소리를 모두 따라 했다. 박모세는 교회에서 찬송가를 흉내 내더니, 2년 뒤부터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2001년 삼육재활학교 초등과정 시절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애국가를 부른 게 그의 공식 데뷔무대였다. 박모세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수원시 장애인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경북 경산시에서 열린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 개막식에서도 애국가를 불렀다.
그는 이번 무대를 위해 겨우내 교회에서 노래 연습을 했다. 박모세는 "노래할 때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29일 그가 애국가를 열창하는 장면은 전국에 생중계된다.
☞스페셜올림픽과 패럴림픽
스페셜올림픽은 지적발달장애인이 출전하는 올림픽 형태의 스포츠 대회다. 승패보다는 도전과 노력에 의미를 둔다는 의미에서 입상자는 메달, 나머지 참가자는 리본을 받는다.
패럴림픽은 엘리트 지체장애인(지적발달장애 일부 포함) 선수들이 국가대항전 방식으로 경쟁하는 대회다. 장애 등급에 따라 메달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