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이 대구를 풍자해 만든 포스터.

'고담 대구, 마계 인천, 갱스 오브 부산…'

이는 모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해당 지역을 비하하며 부르는 별명이다. 대구와 인천은 흉악범죄 뉴스로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부산은 영화 '친구', '범죄와의 전쟁'으로 알려진 탓에 이런 별명들이 붙게 됐다. 때로는 네티즌들이 '나 이렇게 무시무시한 곳 출신이야'라며 자신의 출신지를 밝힐 때 쓰이기도 한다.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경제정보 사이트 '대구경제플러스(www.dgeplus.or.kr)'의 트위터 아이디가 'godamdaegu'로 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경제플러스의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이 트위터는 홈페이지 우측 중간에 있으며, 팔로어가 3500여명에 이른다. 원래 이 사이트의 트위터 아이디는 'dgeplus'였지만, 지난해 3월 'godamdaegu'로 바뀌었다.

작년 아이디를 변경한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읽기 쉬우면서도 기억하기 쉬운 아이디를 고안하다 보니 만들게 됐다"며 "작년 구미의 한 전통가구점의 이름이 '고닮'인 것을 보았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옛 전통을 간직하고 닮자'는 좋은 뜻이 있어서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오해할까봐 트위터 프로필에 '고닮'의 뜻을 적어놓기도 했다. 게다가 영어 철자도 배트맨의 'gotham'이 아니라 'godam'이다"라고 덧붙였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트위터.

하지만 일반인들이 '고담'을 들었을 때 처음으로 연상되는 것은 영화 '배트맨'의 배경도시 '고담시'이다.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과 각종 자살사건 등이 뉴스에 많이 나오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고담 대구'라는 별명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SNS에서 "정말 (배트맨 영화처럼 범죄가 들끓는) 고담시가 되고 싶어서 그러나?", "대놓고 인증하네"라며 아이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이 정도 유머는 봐줄 수 있지 않나. 대구 사람 중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고담 대구'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한 네티즌도 있었다.

현재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트위터 아이디 'godamdaegu'를 예전에 쓰던 'dgeplus'로 다시 바꾸어 놓은 상태다.

한편 실제 대구광역시의 범죄율은 네티즌들이 짐작하는 것처럼 특별하게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발표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광역 지자체별 인구 10만 명당 5대 범죄 발생 현황'에 따르면 대구는 3656.7건으로 전국 11위에 불과했다. 1위는 5419.5건으로 광주광역시, 2위는 5393.5건의 제주도, 3위는 4530.6건의 울산광역시, 4위는 4346건의 경상북도, 5위는 3923.7건의 인천광역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