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수도 방콕에서 남쪽으로 180㎞ 떨어진 라용 공단. 미국 자동차회사인 포드사는 작년 이곳에 4억5000만달러를 들여 연간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 공장을 지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85%는 수출용이다. 대부분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주변 국가로 수출된다. 포드사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위해 새 공장을 지었다"며 "2011년 태국 대(大)홍수로 800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지만, 태국이 우리의 자동차 주요 수출국이자 허브 제조국이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시 떠오르는 아시아의 디트로이트

태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자동차 산업을 키우기 위해 외국 기업들을 적극 유치했다.'아시아의 디트로이트(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이 움직임은 2011년 대홍수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태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102만6671대로 전년보다 46.5% 늘었다. 3년 전에 비해서도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태국 라용공단에 있는 포스코-타이녹스 공장에서 한 직원이 스테인리스 냉연코일을 점검하고 있다. 태국은 글로벌 자동차 공장이 속속 들어오면서 철강 수요도 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태국의 빠른 회복세는 무엇보다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올해 주목해야 할 신흥시장으로 태국을 중심으로 한 바트경제권을 가장 먼저 꼽고 있다. 인구 2억명 이상을 갖고 있는 바트경제권은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임금이란 장점이 있는 데다 거대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 대한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태국은 전력·도로 등 인프라도 잘 갖추고 있어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산업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임금 상승 등으로 세계 공장으로서의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태국의 '몸값'은 더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 대한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1117억2000만달러(약 120조원)로 전년보다 3.7% 준 반면, 태국에 대한 지난해 FDI는 63% 늘었다.

일본 기업들도 속속 태국으로

일본 기업들은 태국에 대한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다. 일본 기업들의 진출에는 최근 중국과의 관계 악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태국의 국가별 FDI를 살펴보면, 6조3468억원(389건)을 투자한 일본이 압도적인 1위였다. 2위 싱가포르(6516억원)보다 10배 가까이 많았다.

세계 1위 타이어기업 브리지스톤의 자회사인 브리지스톤 아시아퍼시픽은 태국에 새로운 기술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440억원을 투자해 올 7월부터 본격적인 기술센터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에 있는 기술센터가 담당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신기술 개발 등을 태국 기술센터가 맡는다는 구상이다. 일본 닛산자동차도 태국에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두 번째 공장을 짓기로 했다.

자동차 연관 산업인 철강회사들도 경쟁적으로 공장을 짓고 있다. 신일본제철JFE스틸은 각각 36만t과 40만t규모의 용융아연도금 공장을 지어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도 태국 진출 러시

포스코는 2010년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판매법인인 '포스코 사우스아시아' 본사를 태국 방콕에 뒀다. 포스코 해외 판매법인은 중국·일본·미국에 이어 넷째다. 포스코 사우스아시아의 김선원 법인장은 "방콕은 동남아시아의 중심에 있어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최적의 지리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태국 유통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태국의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9.6%로 동남아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2011년 국내 홈쇼핑 업체 중 처음으로 GS샵이 태국에 진출한 이후 작년 6월 CJ오쇼핑도 진출했다.

☞바트경제권

태국 화폐인 바트(Baht)화의 영향력에 따라 형성된 태국·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라오스 등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5개 국가의 경제권을 일컫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