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6일 기초연금 도입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 노인 빈곤층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거의 최고로 많은 만큼 꼭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원은 어디 다른데서 빼올게 아니라 세금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노인 빈곤층’ 강조와 ‘세금’ 이라는 이날의 키워드는 ‘수급대상 확대’와 ‘재정 마련’ 문제를 둘러싸고 홍역을 앓고 있는 기초연금 도입안에 몇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 기초연금 재원 아닌 철학의 문제

박 당선인은 자신의 공약집에 “기초연금은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 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인 A값(국민연금 전체가입자 평균소득의 3년 평균 값)의 10%를 지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공약의 발목을 번번히 잡은 것은 재원 문제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비롯한 연구소들이 천문학적인 재정소요가 필요하다며 공약 이행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이날 발언은 그가 이 사안을 ‘재원’이 아닌 ‘철학’의 문제로 여긴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는 “우리나라 노인 빈곤층이 OECD 국가 중 거의 최고로 많은 만큼 (기초연금이) 꼭 도입 돼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또 “그분들이 확실히 빈곤에서 벗어나면 젊은이들도 노후를 안심할 수 있으니까 좀 더 도전적으로 살 수 있다”는 말도 했다.

박 당선인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노인빈곤률(45%)은 심각한 수준이다. OECD 평균 국가 노인빈곤율이 13.3% 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수치는 극심한 사회문제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고령화 추세다. 2050년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전체인구의 38.2%로 일본의 39.6%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르게 된다. 일부 주장처럼 기초노령연금을 2배 인상하고 수급 대상을 100%로 확대했을 때 분명 상당량의 재정투입은 불가피 하다.

이에 대해 김연명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개념으로 따진다면 2050년 기준 우리나라는 GDP의 9.84%를 기초연금 등의 비용으로 지급하는 반면 OECD 회원국의 평균은 12.8%로 더 높아진 것으로 추산됐다”며 “관료 출신들이 재정적 개념으로 단순히 몇 조 가 투입된다, 이로 인해 사회 전체가 휘청거린다는 식으로 국민에게 혼란을 안겨서는 안 된다. GDP 대비 수준으로 충분히 감내할 만한 여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공론화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소요가 크지만 노인층 부양과 빈곤방지에 긍정적 가치가 크고 사회적 생산성에도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 수급 대상확대, 선별이냐 보편이냐

박 당선인 공약의 ‘모든 어른신’에 대해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현재 기초노령연금의 수급대상인 하위 소득 70%만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나머지 30%는 소득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이럴 경우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등의 문제도 좀 더 수월해진다.

현재 기초노령연금이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다 국민연금법 51조 제1항 제1호에 의해 늦어도 2028년까지는 현재 기초노령연금 지급액을 2배로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1차적 법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재원 마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셈이다. 또 수급 대상 확대가 필요치 않아 세대갈등의 여지를 남긴 국민연금 보험료 등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수급 대상 100%확대’를 가정할 경우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해진다. 기초연금 2배 인상에 따른 부담, 수급대상 확대에 따른 부담, 빠르게 이어지는 고령화 추세까지 3중고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수위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아직 논의중이다. 재정부의 추계 부분을 보고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